“모빌리티는 5G시대 혁신적 변화를 맞이할 핵심 사업분야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우버’라는 강력한 아군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오늘Who] 박정호, 우버 업고 SK텔레콤 모빌리티 하늘 길도 바라본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박 사장은 모빌리티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5G시대 새로운 첨단산업분야인 자율주행,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고 ICT 기술기업으로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6일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모빌리티사업을 분사해 ‘티맵모빌리티’를 세우면서 세계 1위 차량공유기업 ‘우버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박 사장은 모빌리티 자회사 설립에 우버로부터 약 5천만 달러의 투자를 얻어냈을뿐 아니라 T맵 택시와 우버 택시사업을 결합해 합작회사도 만들기로 했다. 우버는 합작회사에 1억 달러가량을 투자한다.

SK텔레콤과 우버는 둘 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플라잉카 등 미래 모빌리티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큼 연합을 통해 서비스와 기술 개발, 시장 장악에서 모두 힘을 더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분야에서 ‘플라잉카’ 등 새로운 혁신서비스에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인공지능,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양자기술 바탕의 라이다, 고화질 정밀지도,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인프라를 쌓아오고 있는 데 우버와 협업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과 차량공유서비스의 융합은 미래 모빌리티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자회사는 시작부터 차량공유서비스 세계 1등인 우버를 등에 업었다.

우버는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차량공유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시가총액이 68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모빌리티기업이다. 세계적 완성차기업 GM(53조 원)보다 시가총액이 많다.

새로운 기술과 혁신기업의 등장으로 기존 산업체제가 완전히 바뀌는 현상을 ‘우버 모먼트’라고 부르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우버는 차량공유에 이어 2015년 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센터(ATG)를 세워 자율주행차 연구에 뛰어들었고 2018년부터 미국항공우주국과 손잡고 드론과 택시를 결합한 ‘우버에어’를 개발하고 있다. 

우버에어는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 댈러스, 로스엔젤레스, 호주 멜버른 등에서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우버와 동맹으로 당장 국내 택시호출 등 차량 헤일링사업도 크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 헤일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택시를 포함한 공유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T맵은 한 달 이용자 수가 1270만 명에 이르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부분에서는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택시호출 등 정작 수익을 낼 수 있는 서비스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려 여전히 시장 점유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버 역시 2015년부터 일반승용차를 이용한 ‘우버엑스’를 앞세워 한국 차량공유시장에 수차례 손을 뻗어왔지만 규제와 택시업계의 반발 등에 가로막혀 사업을 철수하는 등 성과를 내지 못했다.

택시호출 등 차량공유서비스는 대표적 미래 모빌리티서비스인 자율주행사업에도 필수적 자산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1c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T맵과 우버 등의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운전 정보, 도로상황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이 2016년 7월 ‘자선사업’을 하는 것이냐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SK텔레콤 고객뿐 아니라 KT, LG유플러스 등 모든 국민들에게 T맵 서비스를 무료로 개방하면서 플랫폼 이용자 확대에 힘을 쏟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버 등 차량공유서비스기업들이 자율주행사업의 주요 사업자로 활약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늘Who] 박정호, 우버 업고 SK텔레콤 모빌리티 하늘 길도 바라본다

▲ 하늘을 나는 택시 '우버에어'. < 우버테크놀로지 >


박 사장은 평소 첨단산업분야에서는 국내외 기업들과 ‘초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박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도 “영역과 경계를 초월한 전방위적 초협력을 지속해 ICT 대표기업으로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초협력을 5G시대 경영전략의 중심에 뒀다.

특히 SK가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힘을 싣고 있는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분야에서는 글로벌기업들과 협업관계를 만드는 데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

SK텔레콤은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글로벌 전장기업 파이오니아스마트센싱이노베이션즈(PSSI)와 함께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인 차세대 단일 광자 라이다를 개발하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 거리 등을 감지하고 이를 3차원(3D) 영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기술로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전기차기업 바이톤과 차량 내부 통합 인포테인먼트 개발과 적용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기업 아마존 자회사로 편입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와도 2019년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 승차공유플랫폼기업 ‘쏘카’, 글로벌 차량공유기업 ‘그랩’ 등에도 투자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간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전망과 사회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자율주행차, 이동서비스산업 등이 모빌리티산업의 주요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구체적 계획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우버와 택시호출서비스뿐 아니라 자율주행, 하늘을 나는 차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들을 포함한 협업과 고민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