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백신주권’ 확보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기업으로서 반드시 개발에 성공해야 하는 책임을 안게 됐다.
 
문재인이 맡긴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주권 선봉, 안재용 어깨 무겁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16일 SK바이오사이언스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임상절차 간소화 등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코로나19 백신을 하루 빨리 개발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치료제와 달리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쓸 수 없고 코로나19에 맞게 새로 개발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1상, 2상, 3상 등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1상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르면 이달 안으로 승인이 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동물 대상 비임상 시험에 들어갔는데 최근 시험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현장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성공할 때까지 정부의 지원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권준욱 국립보건 연구원장 등 정부 인사와 안재용 사장을 포함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회장 등 기업 인사가 참석했다.

안재용 사장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지원 의지 만큼이나 안 사장이 떠안는 성공 부담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단백질재조합 백신을 개발하는 유일한 기업인데다 정부 지원을 받는 몇 안 되는 바이오 기업인 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남다르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3종을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 셀트리온 등 몇몇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전하고 효능이 우수한 합성 항원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이번 달부터 임상시험에 착수하게 된다”며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을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미국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와 존슨앤드존슨 등이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임상3상 시험에서 부작용 의심사례로 잇따라 시험을 중단한 점도 안 사장에게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이들마저 실패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백신 개발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내기업들의 빠른 백신 개발을 위해 2021년에는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메르스나 신종플루 발생 때 자체적으로 백신을 충분히 생산할 능력을 확보하지 못해 번번이 ‘백신 대란’을 치렀던 만큼 이번에야말로 ‘백신주권’을 확보하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격도 정부가 ‘백신주권’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한 가지 이유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면 국산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15일 열린 간담회에서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성과 효능을 확보하고 더욱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라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서 안전성, 효능과 함께 경제성 확보를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