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2 한국 5G 대중화 기수 되나, 갤럭시S20팬에디션과 경쟁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3일 열린 아이폰12 공개행사에서 5G 지원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애플>

애플의 첫 5G스마트폰인 아이폰12가 한국시장에 출시되면서 아이폰12 시리즈가 5G통신 대중화의 기수가 될지 주목된다.

애플은 충성도 높은 고객과 풍부한 콘텐츠 생태계를 지니고 있는데다 사용환경에 따라 LTE망과 5G망을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5G 약점을 극복할만한 여러 기능을 갖추고 있다.      

16일 애플에 따르면 5G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23일부터 한국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글로벌 1차 출시보다 일주일 늦은 일정이다.

일반적으로 아이폰 신제품의 한국 출시는 글로벌 출시보다 한 달 이상 늦었으나 이번에는 다르다. 5G 선도국가로서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폰12 시리즈는 4개 모델 모두 5G통신을 지원한다. 10월 먼저 출시되는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 등 하위 모델은 LTE만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애플은 모든 모델에 5G를 적용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애플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2분기 기준 19%로 삼성전자(67%)와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하지만 적은 숫자의 모델로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어 신제품의 파괴력은 크다.

2분기 한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였다.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는 아이폰11이 차지했다. 전년도 애플 제품 판매량을 상반기 신제품인 갤럭시S20 등이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폰12가 한국시장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몰린다. 특히 기대보다 확산속도가 더딘 5 통신 대중화의 열쇠가 될지에 초점이 모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숫자는 8월 말 기준 865만8222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2.37%에 그친다. 5G 상용화 1년여 만에 5G를 사용하다가 LTE로 돌아간 가입자는 56만2656명에 이른다.

한국 스마트폰 판매에서 5G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5G 전환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각이 많다. 만족스럽지 않은 5G 통신망의 품질과 5G로 즐길 만한 킬러 콘텐츠의 부재 등이 5G 전환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아이폰12 출시는 이러한 5G의 약점을 극복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에 스마트데이터모드 기술을 적용해 사용환경에 따라 LTE망과 5G망을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까지 5G 접속가능지역(커버리지)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양쪽망을 끊김없이 오갈 수 있는 기능은 장점으로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애플은 앱 거래장터인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풍부한 콘텐츠·서비스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다. 증강현실(AR) 등 5G 관련 콘텐츠는 아이폰12 출시 이후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12 상위모델에 대상까지 거리를 잴 수 있는 라이다 스캐너를 탑재해 증강현실 구현을 뒷받침했다.

미국 씨넷은 5G 통신시장에 ‘애플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씨넷은 “5G 확산 요구와 킬러앱 부재 문제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와 같은 딜레마”며 “애플의 등장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아이폰12 발표행사에서 5G 기능을 앞세웠다. 행사의 이름부터 ‘초고속으로 만나요(Hi, Speed)’로 5G의 빠른 속도가 강조됐다.

쿡 CEO는 “5G는 네트워크 분야의 가장 흥분되는 발전”이라며 “아이폰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돼 초고속으로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과 빠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제시한 ‘초고속 5G’인 28G㎐ 초고주파(㎜Wave) 대역을 한국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애플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만 이 기능을 적용한다.

하나국통신사들은 28G㎐ 망을 아직 구축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기업 사이 거래(B2B) 목적으로만 28G㎐ 망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국내에서 28G㎐를 지원하는 5G스마트폰은 출시하지 않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 가운데 5.4인치 아이폰12미니 출고가는 95만 원부터, 아이폰12는 109만 원부터 시작한다.

앞서 삼성전자 갤럭시S20팬에디션은 89만9800원에 출시됐는데 5G스마트폰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