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중국 핵심계열사인 CJ로킨의 매각을 검토하면서 중국사업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물류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중국에서 사업구조 재편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시선을 내놓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왜 CJ로킨 매각을 포함해 중국 물류사업 재편을 꾀하나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CJ대한통운은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로 재무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의 2020년 2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3조6654억 원으로 2016년 말보다 1조8692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01.56%에서 153.73%로 높아졌다.

이처럼 CJ대한통운의 차입금 규모가 늘어난 것은 2016년부터 진행해온 글로벌 인수합병(M&A)과 물류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와 관련돼 있다.

CJ대한통운은 인도와 아랍에미리트, 베트남과 중국 등에서 물류기업을 인수해 40개 나라 155개 도시에서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약해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업재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현재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CJ로킨은 중국 전역에 48개 거점과 100만㎡ 규모 물류센터를 지닌 대형 물류계열사로 예상 기업가치는 1조2천억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CJ로킨의 순매각 대금은 3억8천만 달러(약 4343억 원), 매각 차익은 1억2천만 달러(약 1371억 원)로 추정된다”며 “CJ로킨을 매각한다면 CJ대한통운의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CJ로킨은 매출이 2018년 약 5556억 원에서 2019년 6740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인수시점 당시와 비교해 매출외형이 1.5배 늘어난 상태다.

CJ로킨이 안정적 수익을 내면서 외형을 키워감에 따라 중국의 전략적 투자자(SI)와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들은 지속적으로 CJ대한통운에 접촉하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CJ대한통운이 CJ로킨의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다수의 중국 투자자들이 매수의향을 밝히면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내용과 영역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중국에서 CJ로킨 외에도 CJ스피덱스와 CJ스마트카고 등 다른 물류회사도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내용과 대상국가가 각각 다르다.

CJ로킨은 중국 전역에 48개 거점과 22개 물류센터를 거느린 냉동·냉장 물류회사로 중국 안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다.

반면 CJ스피덱스는 전기·전자 물류회사로 중국 3대 가전기업인 TCL그룹과 공동 출자해 설립한 회사이고 CJ스마트카고는 건설·플랜트 기자재 운송에 특화된 물류회사로 이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CJ로킨과 차이가 있다.

CJ대한통운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운만큼 중국 내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 CJ로킨을 매각해 얻은 자금으로 CJ스피덱스나 CJ스마트카고와 같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장기적으로 산업트렌드와 물동량 변화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중국사업 전략을 다시 수립하면서 CJ로킨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중국 사업의 일부 포트폴리오 조정차원에서 CJ로킨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