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올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NH농협은행 고객의 대출사기 및 피싱·파밍 등 금융사기 피해와 관련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이 금융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음도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손병환 은행장은 확실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늘Who] NH농협은행 사기 피해 늘어, 손병환 '소나기 국감' 맞나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15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NH농협은행 고객의 금융사기 피해 증가문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은행의 금융사기 피해건수와 피해액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도 보이스피싱 피해 등 금융사기 관련 자료를 내놓고 있어 손 은행장은 의원들의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NH농협은행 고객의 금융사기 피해액은 모두 1306억1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사기가 7931건, 피싱·파밍도 3266건 발생했다.

특히 2019년 대출사기 건수는 2941건으로 2018년보다 33.7% 증가했다. 피해액은 337억6300만 원으로 2018년보다 87.4% 늘었다.

NH농협은행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금융사기 방지를 위해서 의심계좌 모니터링센터 운영 및 보이스피싱 예방 안내장 제작 등에 20억6900만 원을 투입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사기 피해가 농촌 고령층에 집중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홍 의원이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 가운데 피해금액의 68%, 피해자의 67%가 고령자가 많은 농촌 지역농협에서 발생했다.

홍 의원은 “농협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보이스피싱 사기범죄가 오히려 증가하고 지능화된다는 것은 피해 예방대책이 부실하다는 반증일 것”이라며 “농촌 어르신들의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의 국정감사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다뤄지는 만큼 통상적으로 금융의 비중이 크지 않다.

더욱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적한 금융사기 피해도 손 은행장이 취임하기 이전의 흐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피해고객층이 농촌 및 고령층에 집중되는 만큼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책임은 손 은행장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손 은행장은 취임한 이후 금융사기 피해 방지에 신경을 써 왔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6월 농협상호금융과 함께 보이스피싱 예방앱을 내놨다.

9월에는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고령소비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금융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동영상도 만들었다.

손 은행장은 “영상 콘텐츠가 어르신들의 안전한 금융 환경 조성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오프라인 채널 이외에도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은 고령소비자에게 전파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착오송금 문제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수 있다.

2019년 말 NH농협은행에 접수된 착오송금 반환청구 1만2440건 가운데 6130건이 반환되지 않았다. 미반환 금액은 112억800만 원이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하면서 계좌입력에 착오가 있거나 오류발생, 이중입금 등으로 착오송금 반환청구가 해마다 늘어났다. 미반환 건수와 금액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착오송금 미반환의 주된 사유는 고객 연락 불가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NH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16일 연다. 손 은행장은 올해 3월 NH농협은행장에 오른 뒤 처음으로 국정감사 출석을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