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가족 할인 제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철도로부터 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철도가 직원 가족 할인으로 판매한 승차권 발행 매수가 80만3741매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의원 이종배 "한국철도 직원가족할인 과도, 악용도 많아"

▲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할인 판매한 금액은 모두 288억7379만 원에 이른다.

한국철도는 3급 이하 직원과 그의 배우자, 배우자 직계존속, 직계비속 등에 KTX 이하 열차 승차권을 5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연간 편도기준으로 8매까지 구매할 수 있다. 

공무상의 이유로 KTX의 일반실 이하 열차와 전철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업무용 승차증 발행 매수도 같은 기간에 30만8545매로 파악됐다. 금액으로는 68억3041만 원에 이른다.

이 의원은 “감사원과 국회에서 한국철도 직원 할인을 두고 그동안 과도한 복지혜택이라며 여러 차례 개선을 촉구했지만 한국철도는 노사의 합의사항이라며 모르는 척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원 가족 할인 혜택을 한국철도 직원들이 부정사용한 사례도 여러 건 적발됐다. 

한국철도가 2019년 6월 내부감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다른 직원의 잔여 가족할인증을 빌려 할인판매된 승차권은 모두 146매(461만3천 원)로 드러났다. 

직계가 아닌 직원 가족에게 할인판매된 승차권은 302매(1220만5천 원)으로 나타났다.

승차권 예매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사용한도를 넘겨 사용하고 퇴직자와 사망자 명의로 승차권을 할인받아 구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업무용 승차증도 출퇴근 또는 돌잔치 등의 개인용무로 사용하거나 승진시험과 같이 공가를 신청해야 하는 사유임에도 출장으로 신청해 이용하는 등 규정에 어긋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하지만 한국철도가 이와 관련해 내린 징계는 경고, 견책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직원 복지를 위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감사원과 국회의 연이은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은데다가 부정사용까지 발생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한국철도의 운임수입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비용을 내고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질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과도한 혜택을 축소하고 부정사용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