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배터리사업) 물적분할과 관련해 기존 주주들의 권익을 보완할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본부장은 14일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 분할은 주주가치 측면에서 인적분할이 긍정적일 수 있으나 기업의 장기 성장가치를 고려하면 물적분할에 이은 기업공개의 정당성도 상대적으로 적지 않다”면서도 “다만 물적분할 뒤 기업공개에 따른 존속법인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와 관련한 보완책은 필요하다”고 봤다.
 
대신경제연구소 “LG화학 배터리 분할 때 주주 위해 자사주 소각 필요”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안 연구원은 애초부터 LG화학에게 인적분할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인적분할은 주력회사 보유지분이 적은 지배주주가 분할 뒤 자사주를 활용한 주식교환을 통해 지분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인적분할은 일반주주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지분을 분할 전 기준으로 동일하게 보유하게 되는 만큼 주주가치 및 주주권익 측면에서 논란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물적분할은 신설법인의 매각 또는 영업양수도, 기업공개 등으로 존속법인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다.

때문에 안 연구원은 LG화학이 인적분할 대신 물적분할을 선택한 것을 놓고 분할 뒤 주주권익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리스크를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가운데 처분이 가능한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정책을 리스크 경감방안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LG화학은 2020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자사주를 165만2417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직접 장내에서 사들인 32만7331주와 기타 취득으로 분류되는 4만352주 등 36만7683주는 소각이 가능한 자사주다.

안 연구원은 “LG화학이 주주환원 측면에서 자사주 소각을 고려한다면 이번 물적분할로 부각된 존속법인 주주들의 지분가치 훼손 우려를 줄일 수 있는 긍정적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