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실적의 기세를 4분기에도 이어갈까?

삼성전자는 3분기에 스마트폰과 가전에 힘입어 2년 만에 최고 분기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 깜짝실적 4분기도 이어갈까, 반도체와 모바일 낙관 어려워

▲ 사진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그러나 4분기는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 분야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지연구매(펜트업) 수요 강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부문은 당분간 모바일과 서버 양쪽에서 업황 반등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삼성전자가 밝힌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 12조3천억 원은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의미있는 실적을 거뒀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4분기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넘는 성과를 냈음에도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5만9500원(-0.66%)까지 하락하는 등 보합세를 보였다. 향후 실적에 관한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은 3분기 실적으로 높아진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0조 원 안팎으로 보고 있어 3분기 실적보다 후퇴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력사업인 반도체부문 실적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3분기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앞두고 화웨이가 재고 확보를 위해 반도체 긴급 주문에 나서면서 반도체부문 실적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4분기에는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중단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실적공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상반기 삼성전자 5대 매출처 가운데 한 곳이었다. 장기적으로 화웨이 수요를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가 대체할 것으로 보이나 삼성전자가 새로 고객을 확보할 때까지 반 년가량 걸릴 수 있어 4분기는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버용 반도체 전망도 밝지 않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의 재고가 늘어나면서 3분기 서버 D램 가격이 떨어졌는데 4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서버 D램 고정가격은 122달러로 7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서버 D램 가격이 13~18%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IM부문)과 소비자가전(CE)사업이 3분기 호실적에 기여했지만 4분기는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사업은 화웨이 제재의 긍정적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10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애플 아이폰12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 신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마케팅비용을 늘리면서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가전부문 역시 4분기 북미 최대 소비철인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맞지만 코로나19로 지연구매 수요가 폭발했던 3분기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오히려 성수기 마케팅비용 증가와 최근 3개월 동안 30% 안팎으로 상승한 LCD 패널 가격 등은 실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이익과 관련해 “D램 출하량이 정체되고 D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해 반도체 영업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IT모바일(IM)부문도 스마트폰 출하 감소와 고가 스마트폰 비중 축소로 이익률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스마트폰 비수기 진입으로 IM부문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며 “D램 고정거래가격은 4분기까지 하락하고 2021년 1분기는 유지된 뒤 2분기부터 상승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상향 조정될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과 가전 등 완제품(세트) 업부 비용 축소효과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출하량과 판매가격이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아이폰 판매호조에 따른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