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삼성그룹 계열사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병원회계자료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019년 삼성그룹 계열사에 지출한 비용은 1412억 원으로 전체 외주용역비의 79%를 차지했다.
 
민주당 의원 고영인 "삼성서울병원이 삼성계열사에 일감 몰아준 의혹"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삼성그룹 계열사 지출비용은 2018년 1255억 원에서 12.5%가 늘어났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수입과 지출의 95%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다.

고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이 외주용역을 통해 삼성그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의 외주용역비 지출이 동급 병원들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많다고 들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에 6억4천만 원을 지출했다. 삼성서울병원의 계열사 지출은 서울아산병원의 220배에 이른다.

병상당 외주용역비를 비교해도 삼성서울병원은 8800만 원으로 서울아산병원 4200만 원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일반적 외주용역비인 청소, 경비, 급식비 등은 다른 병원보다 적게 쓴다”며 “사용처가 불분명한 외주용역비와 삼성SDS에 맡기는 전산시스템관리비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삼성서울병원의 청소비 지출은 85억 원, 급식비 지출은 70억 원으로 서울아산병원 청소비 152억 원, 급식비 122억 원보다 적었다. 

하지만 전산시스템관리비는 129억 원으로 서울아산병원 4억 원의 30배를 넘었다. 기타 비용도 1308억 원으로 서울아산병원 604억 원의 2배 이상이었다.

고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이 삼성계열사에 일감을 주고 불공정거래를 진행하는 정황증거가 명백하다”며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서울병원의 수상한 회계에 감사와 검찰수사 등으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S와 삼성서울병원은 국민 1천만 명 이상의 의료데이터를 보유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원격진료까지 넘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부회장의 지분 쪼개기를 위해 삼성의 공익재단이 존재한다는 사회적 의심에 더해 계열사 불공정거래, 헬스케어사업 전초기지 등 1석3조 이상의 핵심기지로 삼성서울병원을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삼성SDS 지분 9.2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