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북한의 공무원 사살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보수야권의 공세를 북돋우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을 향해 적극적 투쟁에 나설 것을 독려하면서 복당에도 우호적 여론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안보 놓고 보수야권 총공세 앞장, 국민의힘에 복당할 길 닦는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북한군의 사살사건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앞장서서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홍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은 1인 시위 같은 것을 하는 것으로 때우지 말고 정기국회 일정을 걸고 강력히 투쟁하라”며 “내 나라 국민이 살해당하고 소각됐는데 미안하다는 한마디에 넘어간다면 이게 국가인가”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사전에 어느 정도 교감을 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5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국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 하태경 의원, 신원식 의원과 더불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엄중한 질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서 당내 최다선(5선)이자 전현직 원내대표이기도 한 주 원내대표와 정 의원, 3선 중진이자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 의원, 군인 출신이자 국방위원회 소속인 신 의원 등 정치 경력과 관련 전문성을 고려해 진용을 짜면서 무소속인 홍 의원도 포함한 것이다.

10월 국정감사를 비롯한 앞으로 국회 일정에서도 계속해서 홍 의원이 국민의힘과 보조를 맞추며 대여 공세에 나설 것이란 시선이 많다.

홍 의원이 여당에 맞선 경험이 많은 데다 국회에서 국방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문제로 정부를 압박하는 데도 적임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안보를 중심으로 정국이 흘러가는 상황이 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두고 거부감이 적지 않다는 점은 홍 의원이 복당하는 데 큰 걸림돌로 꼽혀왔다.

홍 의원이 주로 강성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개혁방향과 성격이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홍 의원이 했던 거친 말도 홍 의원을 향한 거부감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5선의 정진석, 권영세 의원, 오신환 전 의원, 김근식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국민의힘 원내외 정치인들이 홍 의원의 말을 두고 비판하며 거부감을 드러낸 일이 적지 않다.

그런데 안보문제에서 홍 의원과 국민의힘이 단일대오를 이뤄 정부 공격을 진행하다 보면 거대 여당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명분이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의 대북정책 비판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취하는 상황에서 홍 의원과 같이 저격수 역할을 하며 공격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 의원과 국민의힘이 접점을 키우다 보면 당내 홍 의원을 향한 거부감도 다소 완화될 여지도 있다.

홍 의원에게도 복당이 시급한 일인 만큼 전부터 그에게 다소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진석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케이크 사진과 함께 “홍준표 의원이 생일 케이크를 보냈다”며 “아 맘이 약해진다”는 글을 게시했다.

과거 정 의원이 홍 의원의 거친 말을 두고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 ‘공인으로서 최소한 금도조차 없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홍 의원을 보는 태도가 한결 부드러워진 셈이다.

홍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보에 유능한 지도자로서 보수진영에서 리더십을 세우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난정 상황에 야당의 대처가 참 아쉽다”며 “적은 병사만으로도 전략만 잘 짜는 장수가 있으면 그 전쟁을 이기는 전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략을 제대로 세워 정부·여당을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스스로를 여대야소 국면에 필요한 전략가이자 지도자라고 내세운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