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언제쯤 마무리지을까?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어 함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오뚜기 일감몰아주기 해소, 함영준 오뚜기라면 처리 남아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함영준 회장이 오뚜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오뚜기라면과 오뚜기에스에프지주를 오뚜기와 합병해 지배구조 개편의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와 비상장사 구분 없이 20% 이상인 회사를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본다.

정부와 여당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찬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 "기업의 행패가 더 지속되지 않도록 시정하려고 발의된 법"이라며 "당내 반대하는 의원은 문제가 있다면 입법 과정에서 견해를 피력해 반영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추진의사를 명확히 했다. 

함 회장은 2017년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최근 들어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를 보임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올해 6월 결정했던 오뚜기제유지주의 흡수합병을 9월 초 마무리하고 25일 신주를 상장한다.

오뚜기제유지주는 참기름·후추·고추냉이 등의 제조 및 판매를 주된 사업목적으로 1980년에 설립됐다. 상미식품·풍림피앤피 등과 함께 오뚜기 내 일감 몰아주기 수혜기업으로 꼽혀왔다.

오뚜기가 오뚜기제유지주 흡수합병을 마치면서 기존에 특수관계자와 거래가 오뚜기 안에 있는 부문 사이의 거래로 바뀌어 내부거래 논란은 사라지게 됐다.

유통업계에서는 이제 오뚜기 오너일가의 알짜회사로 꼽히는 오뚜기라면을 주목한다.

오뚜기라면은 라면과 식용유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비상장회사로 2019년 오뚜기와 거래에서만 매출 6305억 원을 올렸다. 오뚜기라면 전체 매출에 99%에 이르는 수준이다.

함 회장은 올해 3월말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오뚜기라면 주식 7만5890주를 230억7056만 원에 오뚜기에 넘겼다. 2018년 오뚜기에 오뚜기라면 주식 3만 주를 넘긴데 이어 두 번째 거래였다.

이에 따라 오뚜기가 보유한 오뚜기라면 지분은 35.13%로 상승해 지분 24.7%를 보유한 함 회장을 넘어서게 됐다.

오뚜기의 오뚜기라면 지분율은 더 높아졌지만 기타 지분 가운데 함 회장의 우호지분이 남아있어 오뚜기라면은 계열사로 편입되지는 않았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의 관계회사로 적용돼 오뚜기 연결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오뚜기라면뿐만 아니라 오뚜기에스에프지주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오뚜기에스에프지주는 함 회장의 장남인 함윤식씨가 지분 38%를 보유한 회사로 수산물 가공식품을 오뚜기에 납품하고 있는 오뚜기에스에프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오뚜기에스에프지주는 오뚜기에스에프를 통해 오뚜기와 내부거래를 하면서 매년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뚜기에스에프지주는 2017년 매출 180억 원, 2018년 매출 270억 원, 2019년 매출 380억 원을 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 207억 원을 올렸다.

함 회장이 오뚜기라면과 오뚜기에스에프지주를 오뚜기에 편입하면 사익편취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오뚜기는 아직까지 합병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지배구조 개편과 내부거래 해소를 위해 지속적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오뚜기라면과 오뚜기에스에프지주를 오뚜기에 합병하는 방안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