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대출영업 확대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금융당국이 최근 신용대출 급증에 대응해 은행권에 여신관리를 주문하고 있어 기존 '직장인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대출영업 확대에 부담을 안게 됐다.  
 
케이뱅크 가계대출 확대에 부담 안아, 이문환 개인사업자 대출 만지작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재개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대출영업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올해 7월까지 자본 확충 길이 막혀 1년 넘게 대출영업을 중단해 왔기 때문이다.

앞서 이 행장도 7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말까지 여수신사업을 2배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대출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케이뱅크는 8월 말 기준 여신잔액 1조7800억 원을 보여 대출영업 재개 전인 6월보다 41.3% 급상승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대출규제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만큼 대출영업을 확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손병두 금융위원장은 23일 경제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대출심사 때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고려하는지 등 스스로 가계대출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며 "금융당국도 경계감을 지니고 관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불안요인이 지속되면 필요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당국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을 위한 생계형 대출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출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7월 대출상품을 개편해 대출영업을 재개했는데 개인사업자 대출만 출시하지 않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출시하면 대출영업 확대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은 소득정보 등 신용평가가 어려워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에 공을 들여야할 필요성도 커진다. 

케이뱅크는 최근 BC카드,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주주사와 다양한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는 만큼 개인사업자 대출에서도 주주사인 BC카드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대출을 확대하면서 리스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사업자에 관한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BC카드는 개별신용카드 상품을 만드는 전업카드사와는 다르게 결제 프로세싱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두고 있다. 카드업계 전반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전자지불결제,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을 진행하는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적용할 수 있다.

BC카드는 소상공인 신용평가에 특화된 신용평가서비스인 '비즈크레딧'도 보유하고 있다. 전국 306만 곳의 BC카드 가맹점에서 발생되는 매출액, 상권 등 사용자의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측정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출시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일정은 정해진바 없다"며 "BC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정보 등을 적용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