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최장수 국토부 장관 된 김현미, 영광은 집값잡기에 달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건설안전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첫 여성 국토부장관에 이어 역대 최장수 국토부장관이라는 타이틀도 안았다.

이 타이틀을 명예로 남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른 '집값 잡기'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22일 김 장관은 재임 1190일을 맞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2008년 2월부터 1189일 동안 자리를 지켰던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장관의 재임기간을 넘어서게 됐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6월23일 국토부장관에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 내내 국토부를 맡아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 1기 국무위원 가운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무위원은 김 장관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정도다.

김 장관을 향해 국토부 내부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 취임 이후 차관급인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과 실장급인 상임위원, 국장급인 주거복지정책관 등 국장급 이상 자리가 늘어나 국토교통부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토부 내 임시조직인 불법행위 대응반이 상시조직인 부동산거래분석원으로 확대 출범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김 장관은 국토부 일선 직원들의 이름도 많이 알고 있는 데다 자주 식사를 함께하면서 직접 음식을 챙겨 주는 모습도 보이는 등 친근한 행보로도 많은 직원에게 호의적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장관은 적어도 올해까지는 장관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장 정기국회가 진행중인 데다 문재인 정부 3기를 책임질 개각은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 만큼 이른 시일 안에 국토부 장관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

김 장관을 향한 문 대통령의 신뢰도 두터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올해 7월 김 장관을 직접 청와대로 불러 주택정책 관련 보고를 듣고 “보완책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고 언제든 추가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을 실어준 일은 김 장관을 향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드러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집값 잡기’라는 중요한 과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장관은 어깨가 더없이 무겁다.

부동산 문제는 올해 7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부정적 여론에 불을 붙인 도화선이었다.

8월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소 대중의 관심이 분산되기는 했지만 언제든 문재인 정부를 언제든지 흔들 수 있는 인화성 강한 현안이다.

한국갤럽이 18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놓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가운데 ‘인사 문제’ 17%, ‘전반적으로 부족’ 12% 등에 이어 10%가 부동산정책을 부정평가의 이유로 꼽았다.

김 장관은 7·10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다시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면 ‘경질’이라는 방식으로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도 있다.

김 장관이 관료가 아닌 정치인인 만큼 앞으로 정치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안정화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2021년 보궐선거 외에 당분간 선거가 없는 만큼 김 장관이 2022년 치러지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출마라는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취임 때 내걸었던 부동산시장 안정화와 서민 주거안정 확보에서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바라본다. 

김 장관은 2017년 6월 국토부장관 취임사에서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이고, 돈을 위해 서민과 실수요자들이 집을 소유하지 못 하도록 주택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토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과제는 첫째로 서민의 주거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