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지위를 영구히 보장받게 될까?

21일 국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여야 국회의원들이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개정안의 만료시한 폐지와 강원랜드의 폐광지역개발기금 납부비율을 상향을 두고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중한 태도에도 개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강원랜드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보장은 여야 같아, 산업부는 신중

▲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여야 의원들이 개정안 통과에 이견이 없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통과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법안이 단번에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점 법안으로 두고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강원도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그는 7월 강원랜드 내국인 카지노 지위 만료시한 폐지와 폐광기금 납부 비율을 현재 강원랜드 순이익의 25%에서 30%로 상향하는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신정훈 의원도 개정안 통과에 팔을 걷고 나섰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폐광지역 개발법은 다른 지역개발 법률과 달리 일몰시한이 담겨있어 폐광지역 주민들이 법안 연장을 두고 불안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강원랜드가 장기간 휴장에 들어감에 따라 폐광기금이 거의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폐광기금 납부기준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제주도개발특별법 등 특정지역의 개발을 위한 다른 특별법에는 일몰시한이 없다.

반면 폐광지역 개발법은 일몰시한이 정해져있어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할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커 폐광지역의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전라남도 나주와 화순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 신 의원도 7월 일몰기한 삭제와 폐광기금 납부비율을 25%에서 35%로 올리는 방안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화순도 폐광지역 개발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 탄광지역이다.

강원랜드는 1995년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제11조에 근거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을 대상으로 카지노사업을 하며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의 25%를 폐광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다만 한시법으로 2025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법이 종료되면 강원랜드의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지위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법은 2005년과 2015년에 각각 10년씩 두 차례 연장된 바 있다.

강원랜드와 강원도를 비롯한 폐광지역은 법이 마련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폐광지역 경제가 살아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폐광지역 개발법 연장 또는 일몰시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강원도 상공회의소협의회는 최근 법 개정과 관련해 건의문을 내고 “법이 마련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강원랜드와 몇몇 공공투자를 제외하고 민간 자본의 기업유치는 전무하고 다른 대체 산업은 여전히 답보상태”라며 “법의 적용시한을 삭제해 되풀이 되는 폐광지역 주민들의 정서적 불안감을 없애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실질적 투자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대 국회에서 법의 시한 연장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다른 민생 법안들에 밀려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합심해 법 개정안 통과에 힘을 쏟고 있어 이번 국회에서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가 국회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이 법이 20대 국회에서 논의됐을 때와 달리 강원랜드가 코로나19로 장기간 임시로 문을 닫으며 지역경제가 타격을 큰 타격을 입으며 민생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 이번 국회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한 폐지와 폐광기금 납부비율 상향을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의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0일 열린 산업특허법안심사위원회에서 법 개정안을 심사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중한 태도에 법안을 의결하지 못하고 ‘계속 심사’로 결정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10일 열린 국회 소위원회에서 “해마다 25% 비율로 1450억 원 정도가 납입되고 있고 폐광기금이 쌓여 이월되는 규모가 2019년 기준 1900억 원에 이르러 기금의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 차관은 시효 만료가 5년 이상 남았다는 점을 들어 “1995년 법 제정 이후 두 차례 시한이 연장된 만큼 다른 지역과 형평성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25년 동안 성과 및 한계를 분석한 이후 추가 연장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무부처의 신중한 태도에도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여야 의원실 관계자들은 심의에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개정안 통과에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산업부가 카지노사업이라는 강원랜드의 특성을 고려해 국민들의 여론이 중요한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산업부도 큰 틀에서 법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을 하고 있기 떄문에 시간의 문제일 뿐 이번 국회에서는 통과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도 “주무부처는 5년이 남았다며 개정안 통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주무부처가 반대하더라도 여야 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으니 법안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그리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 개정안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특허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를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