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코로나19로 소하리공장의 가동 재개시점을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송호성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한참 판매에 힘을 받고 있는 카니발과 스팅어를 생산하는 소하리 공장의 생산 차질로 고객들의 기다림이 더 길어질 수 있어서 답답하게 됐다.
 
기아차 카니발 고객은 목 빠지는데, 송호성 코로나19로 공장 멈춰 답답

송호성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8월13일 경기 광명 소하리 공장을 찾아 출시를 앞둔 신형 4세대 카니발의 내부를 점검하는 모습. <기아자동차>


18일 기아차에 따르면 소하리공장은 17일에 이어 이날도 문을 닫았다. 

현재까지 소하리공장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9명으로 확인된다. 직원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13명이다.

기아차는 17일까지 공장 직원 모두 30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선 이번 주말 상황을 지켜본 뒤 다음주에 공장 가동을 재개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소하리2공장 생산라인 직원 1명이 12일 동료 직원의 조문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기아차는 16일 오후 소하리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17일 추가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소하리1공장과 엔진공장도 멈췄다. 

기아차는 소하리1공장에서 카니발, 스팅어, K9 등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을 주로 생산한다. 소하리2공장에서는 프라이드와 스토닉 등 차량을 생산한다. 이 차량은 수출물량 비중이 높다. 

송호성 사장은 최근 카니발과 스팅어 등 신차 인기에 힘입어 국내판매에서 한숨을 돌리나 했는데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난 셈이 됐다. 

당장 문제가 되는 차종은 갓 출시한 미니밴 카니발이다. 

가뜩이나 대기물량이 많은 탓에 출고 대기기간이 긴데 이번 일로 고객들의 기다림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소하리2공장의 월 최대 카니발의 생산량은 국내 판매물량과 수출물량을 더해 9천 대가량으로 알려진다. 이날까지 4세대 카니발은 모두 4만 대 넘게 계약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자칫 해를 넘기고 차를 받을 고객도 생길 수 있다. 

기존 카니발 디젤모델 고객의 출고 대기기간이 3개월, 가솔린모델 고객의 대기기간은 4개월 정도로 파악된다.

카니발은 미니밴시장에서 사실상 경쟁자 없이 수요를 독점하며 판매를 늘려왔는데 최근 들어 국내 자동차시장에 대형SUV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들과 가족용 차량 수요를 놓고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된 만큼 자칫 판매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니발은 하반기 기아차의 내수판매를 이끌 ‘기대주’로 꼽힌다. 기아차는 8월 2014년 출시된 3세대 카니발을 6년 만에 완전변경한 4세대 카니발을 내놨는데 사전계약 하루 만에 2만3006대가 계약되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카니발은 이전에도 기아차에서 ‘효자차량’으로 여겨졌다. 카니발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6만8597대, 6만3706대 팔려 2년 연속 기아차 내수판매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든든하게 내수판매를 뒷받침했다.

스팅어는 카니발만큼 많은 판매량을 내는 차량은 아니지만 곧 경쟁차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번 공급 차질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4분기 경쟁차인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70 신차가 나오기 전까지 초반 신차효과를 극대화해 판매를 늘릴 필요가 크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8월 스팅어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인 스팅어 마이스터를 출시했다. 

송호성 사장은 3월 기아차 대표에 오른 뒤 8월 카니발에 이어 스팅어 신차를 내놓으며 판매 반등에 힘을 싣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1~8월 국내에서 자동차를 모두 36만3800대 팔았다. 1년 전보다 판매량이 9.1% 늘었다.  

하지만 3월 뒤 줄곧 늘던 판매량이 7월 뒤로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남은 기간 판매실적이 더욱 중요하다.  

기아차는 3월부터 6월까지 줄곧 판매를 늘리면서 달마다 5만 대 넘는 판매량을 내다가 7월 월별 판매량이 5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 8월에는 2019년 8월보다 3.7% 감소한 3만8463대를 파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