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안전성이 부각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현재 확보한 완치자의 혈장으로 임상2상 진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충분한 수량의 혈장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혈장이 필요한 만큼 혈장 확보가 GC5131 상용화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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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jpg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의 임상2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치료제 상용화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GC녹십자의 혈장 치료제 GC5131는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상이 면제돼 임상2상부터 진행되고 있다.

GC녹십자는 10월에 임상2상 시험용 제제 2차분을 생산하기로 하는 등 올해 안에 임상2상을 마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9일 ‘2020 글로벌 바이오 콘퍼러스(GBC)’에서 “GC5131에 관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임상에 참여하는 병원 6곳에서 진행하는 첫 환자 투여는 다음 주에 시작한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치료제에서 부작용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8일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 도중에 환자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을 발견한 뒤 임상시험을 임시중단했다가 12일 임상을 재개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는데 한국 코로나19 위중 및 중증환자 274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를 투약했는데 이 가운데 16명이 사망했다.

GC녹십자가 개발하는 혈장 치료제의 상대적 안전성이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다만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이 부족하다는 점은 GC녹십자가 치료제 개발에서 넘어야 할 걸림돌로 꼽힌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에서 항체단백질을 분리한 뒤 이를 고농도로 농축해 의약품으로 만드는 것인 만큼 완치자의 혈장 공여가 필수다.

게다가 완치자마다 보유한 항체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혈장치료제 1회 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완치자 2~3명의 혈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충분한 양의 혈장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혈장이 필요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기준 코로나19 완치자 2634명이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으며 이 가운데 1936명은 채혈을 마쳤다.

현재 공여된 혈장으로는 6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2상 시험을 위한 제제 생산에는 문제가 없지만 혈장 치료제 생산은 600~800명 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신규 확진자 121명을 포함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만2176명이며 이 가운데 위중하거나 중증의 환자가 157명에 이르는 만큼 생산이 된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한 분량이다. 

코로나19 완치자 수는 13일 0시 기준으로 1만8226명이다. 기저질환으로 헌혈이 제한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만 70세 이상 고령의 완치자는 헌혈이 제한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도 혈장 공여 수가 많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GC녹십자가 치료제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로 진행하는 임상3상 진행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GC녹십자에 다행스러운 것은 그동안 코로나19 완치자들이 수도권 1곳과 대구 3곳에서만 혈장공여가 가능했는데 7일부터 전국에 위치한 헌혈의 집 등 46개 기관에서 혈장 공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다음주 중에 발표되는 완치자의 혈장 공여자 수도 더욱 늘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는 혈장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해외에서 혈장을 수입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우 개발본부장은 “만약 혈장이 부족하면 현재 혈장매매가 가능한 나라는 미국이 유일한 만큼 미국에서 수입하는 방법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 외에 최근 글로벌 혈액제제업체 옥타파마가 코로나19 완치자가 아닌 일반인 혈장을 활용한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코로나19 치료효과를 확인해 앞으로 혈장을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을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