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 지을 땅이 갈수록 줄고 부동산시장을 향한 정부 규제도 강하기 때문이다.
 
[데스크리포트] 9월 기업 동향과 전망-건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주택건설 물량은 2016년 이후 올해까지 5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시장이 재건축·재개발 중심으로 변화하며 중소형 건설사 영역으로 꼽히던 지방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대형건설사까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남에만 도입하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강남 이외 지역과 지방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동향도 나타난다.

주요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개발사업뿐 아니라 환경,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확장 시도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시장에서 여전히 배가 고프다. 2019년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1위를 사실상 확정했지만 지방 도시정비사업에서 여전히 고삐를 계속 죄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에서 올해 남은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가장 큰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과 부산 최대어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서울 노량진과 대구 지역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전 참여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8월까지 4조47억 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거뒀다. 남은 수주전 결과에 따라 2017년 역대 최고 실적 4조6467억 원을 올해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과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삼호가든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프리미엄 디에이치를 적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이나 삼호가든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디에이치를 적용한다면 서울 강남권보다 부동산 가격이 낮은 지역에 현대건설이 처음으로 디에이치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그린뉴딜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사업, 스마트도시 개발사업 등을 추진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현대자그룹과 전략적 협업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온다.

◆ GS건설

GS건설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신사업 추진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수처리사업과 모듈러건축사업에 진출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 더해 엘레베이터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기존 업체들의 하도급 관련 제재와 1기 신도시 교체시기가 다가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이 추진 중인 베트남 냐베 신도시 조성사업에서부터 실적을 쌓아 품질 평판과 제품 신뢰도를 확보한 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한국 엘리베이터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와 함께 해외 데이터센터시장에도 동시에 진출할 가능성도 나온다. 

GS건설은 4천억 원 규모인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도시정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현대건설도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낼 수 있다면 GS건설은 올해 2조 원가량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확보하게 된다. 2018년에 1조5743억 원, 2019년에 1조6915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도시정비사업 성적이 최근 3년 동안 가장 좋을 가능성도 있다. 

◆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상반기 부진했던 해외사업 수주를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국내 주택사업에서 신규수주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남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하반기 공사비 8천억 원 규모로 예상되는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사비 4천억 원 규모의 서울 흑석9구역과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삼호가든아파트 재건축사업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호가든 재건축은 공사비 1080억 원 수준으로 크진 않지만 부산 부자동네로 꼽히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도 가장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림산업은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신규수주 5390억 원을 따내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7월 한 달 동안 대전 삼성1구역(공사비 2173억 원), 인천 십정5구역(1667억 원), 부산 당리1구역(903억 원) 등을 잇달아 따내 도시정비 수주실적 1조 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힘을 낸다면 2조 원 수주 달성을 노려볼 수 있다. 

◆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은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리모델링 분야 강자로 꼽힌다. 국내 주요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리모델링영업그룹을 따로 두고 관리하고 있을 만큼 리모델링사업 경쟁력을 인정받는다.

서울 동작구 우성2·3차아파트, 극동아파트, 신동아4차아파트로 구성된 '사당 통합단지'의 대규모 리모델링사업과 관련해 조합 설립 이전부터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리모델링사업의 특성상 사업진행이 빨라질 수 있어 포스코건설로선 사당 통합단지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하반기 수주를 본격화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나온다.

사당 통합단지 리모델링사업은 총 4396세대 규모였던 4개 단지를 5060가구 규모의 대규모 단일 브랜드 단지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건설업계에선 사당 통합단지 리모델링사업 규모를 1조6천억 원 가량으로 추정한다. 이는 포스코건설이 2019년 리모델링에서 올린 신규 수주금액 7714억 원의 2배가 넘는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들어 아직 리모델링사업이 많이 나오지 않아 8월 말 현재 수주금액이 1700억 원에 머물러 있다. 1140세대 규모의 양천구 목동우성2차 리모델링사업을 비롯해 리모델링 사업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이 여럿 있어 활발하게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롯데건설 

롯데건설도 역대 최대의 도시정비사업 실적을 노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8월까지 1억8천억 원가량의 수주를 따내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8위인데 건설업계 위상에 비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선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2015년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5743억 원 규모의 수주를 따낸 것이 역대 최대 실적으로 파악된다.

역대 최고 실적 경신의 열쇠는 아무래도 8천억 원 규모의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이다.

롯데건설은 인근 지역 도시정비사업 경험이 많은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앞서는 대형건설사들과 대연8구역 재개발을 놓고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모두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대연8구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시공권이 어디로 돌아갈 지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