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열기 신세계푸드 매입유통부문 대표이사가 '올반 미트프리 만두'를 들고 미국 가정간편식(HMR)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푸드는 침체에 빠져있는데 미국시장 진출을 통해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고전, 성열기 가정간편식 앞세워 미국 두드려

▲ 성열기 신세계푸드 매입유통부문 대표이사.


24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미국 한인마트와 아시안마켓을 중심으로 '올반 미트프리 만두'를 공급하고 미국시장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푸드는 향후 글로벌 식품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며 “장터코퍼레이션과 같은 현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국에서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한 수출 노력 등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후발주자로서 트렌디한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둬 차별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데 '미트프리 만두'라는 제품 콘셉트는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식품 제조 후발주자로서 타사에 비해 독특하고 식품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수출 만두 4종도 한국식 만두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하기 쉬운 고기만두나 김치만두 대신 명란, 짬뽕, 갈비 등 이색적 맛의 미트프리 만두를 선보여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반 미트프리 만두 4종은 육고기가 들어있지 않지만 계란과 해산물이 들어있어 비건(완전 채식) 제품은 아니다.

성 대표는 미국시장 공략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모회사 이마트의 미국 현지 생산 자회사 장터코퍼레이션을 2019년 8월 121억 원에 인수했다.

장터코퍼레이션은 2010년 이마트가 설립한 가정간편식 생산 자회사로 미국 오리건주 세일럼에 위치해 있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피콕의 제품을 생산해왔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100억 원을 들여 장터코퍼레이션을 새단장한다. 미국 현지에서 신세계푸드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올반의 만두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신세계푸드는 7월에 미트프리 만두 4종을 개발하고 미국시장에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미국으로 육류가공품을 수출하는 절차가 복잡해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 대표가 미국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만두를 비롯한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이 포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정간편식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풀무원, 동원F&B, 해태 등 전통의 강자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경쟁이 극심한 국내를 벗어나 전망이 밝은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냉동만두 시장은 2019년 2조7563억 원에서 2024년 4조3483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 “만두제품 수출과 생산기지 구축은 장기적 성장동력 마련의 첫 단계”라며 “최근 해외시장에서 제3 세계 전통음식인 에스닉 푸드 특히 건강식으로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간편식 경험이 보편화돼 만두 등 가정간편식시장의 성장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2015년 이후 외식사업이 침체되고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급식사업까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가정간편식에 힘을 실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도 찾고 있다.

신세계푸드 사업부문은 제조서비스부문과 매입유통부문으로 나뉜다.

제조서비스부문은 단체급식과 외식 브랜드사업을 맡고 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특히 상황이 어려워졌다.

단체급식과 외식 브랜드사업은 2016년까지만 해도 신세계푸드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으나 2020년 상반기에는 40%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가정간편식사업을 전담해 신세계푸드 성장을 책임져야 하는 성열기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성 대표는 김운아 제조서비스부문 대표와 함께 2018년 12월부터 신세계푸드를 함께 이끌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사업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신세계푸드에 부문 대표체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대표는 이마트에 입사한 뒤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신세계푸드에서 구매업무와 식품유통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마케팅 전문가로 식음료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가정간편식에서 후발주자인 신세계푸드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도맡았다.

다행히 가정간편식시장의 전망은 밝아 신세계푸드에게 돌파구가 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 이마트 피콕 등 계열사 위탁생산을 포함한 가정간편식사업을 모두 합치면 신세계푸드 매출의 4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인 올반 매출은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만에 그 절반수준인 20%까지 올라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미국 가정간편식 시장이 2021년 4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그 성장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122억 원, 영업손실 15억 원을 냈다. 2019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4.9%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