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발행어음사업 진출을 놓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하나금융투자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대상에 올라있는데 코로나19 재확산과 검사일정 연기 등 발행어음사업 진출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Who]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발행어음 진출 차질빚어 셈법 복잡

▲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려다 코로나19로 미뤄진 본검사 일정을 다시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본검사 일정이 연기된 이후 새로운 일정과 관련해 아직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8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고려해 종합검사 일정을 8월 말까지 미루고 현장검사는 비대면 검사기법을 활용하는 등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24일 시작해 9월16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하나금융투자 대상의 본검사 착수일을 8월 말까지로 잠정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지 않으면 금감원이 올해 안에 종합검사를 마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발행어음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하나금융투자로서는 금감원 종합검사라는 불확실성에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더해진 셈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금융위,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또는 금감원 등으로부터 조사, 검사 등을 받을 때에는 신사업 인허가가 보류된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투자는 금감원 종합검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검사일정이 계속 미뤄지게 되면 발행어음 등 신사업 진출과 관련한 계획을 세우는 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어 금감원이 본검사를 진행하더라도 사안에 따라 한 달에서 길게는 석 달이 넘게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의 시대'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금감원 종합검사가 하나금융투자의 과실에 따른 것이 아닌 만큼 가능성은 낮지만 중징계 이상의 제재를 받게 되면 발행어음시장 진출이 상당기간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기관이 금감원 종합검사에서 중징계 이상의 제재를 받게 되면 2년 동안 신규사업 인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진국 부회장으로서는 그동안 투자금융(IB)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써온 만큼 발행어음사업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때문에 고민이 깊게 됐다.

게다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설득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어음시장 진출에 필요한 자본규모까지 갖춘 상황에서 당초 계획이 어그러지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사업자가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하는 만기 1년 안의 어음을 말한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투자금융부문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야 하는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유상증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초대형 종합금융사업자가 되기 위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출을 목표로 2019년 12월 기존 IB(투자금융)그룹을 IB 1그룹과 2그룹으로 나눠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와 저금리 등 영향으로 발행어음사업의 매력도가 이전같지 않은 만큼 하나금융투자로서는 당장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