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올해 연간 영업손실을 보며 첫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관광개발이 하반기에 새 외국인 카지노를 열 채비를 하고 있어 유태열 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뒤에도 그랜드코리아레저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GKL 올해 첫 적자 불가피, 유태열 코로나19 뒤에도 회복 장담 못 해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1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그랜드코리아레저가 2분기에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에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카지노를 이용할 외국인 관광객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손실 321억 원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2005년 영업을 시작한 이후 첫 분기적자로 코로나19 사태로 4월 한 달 정도 영업을 중단한 영향과 외국인 여행객이 줄며 카지노 이용객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주요 고객층인 일본과 중국 국적의 외국인 입국이 급감한 것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일본에서 입국한 사람은 모두 입국자는 모두 495명에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일본에서 29만2175명이 입국한 것과 비교하면 99.8% 감소했다.

일본에서는 8월 이후 하루에 1천 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어 해외여행을 나서는 사람이 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4월 한 달 동안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은 2619명에 그쳤다. 2019년 4월에 43만2536명이 입국했던 것과 비교하면 99.4%가량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중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1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며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에서야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지역인 중국 후베이성에 적용된 입국 제한조치가 해제되는 등 중국인 입국자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무난하게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증권가의 전망대로 3분기에 영업손실 230억 원가량을 본다면 4분기에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실적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연간 첫 영업손실을 낼 가능성이 크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51억 원을 봤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3년 동안의 4분기 평균 영업이익이 164억 원인 것을 고려해 올해 4분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영업이익을 거둔다고 해도 3분기에 영업손실 230억 원을 본다면 연간 첫 영업손실은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일시적으로 폭발하는 이른바 ‘보복소비’로 여행이나 레저에 지출을 늘리는 사람이 갑자기 늘어날 것이라고 시선도 있다. 

하지만 하루에 제공할 수 있는 카지노테이블과 슬롯머신의 개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난다고 해도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에 종식되더라도 제주도에서 새로 문을 여는 국내 최대 외국인 카지노의 개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코로나19 사태 이전수준으로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인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가 정상화되면 카지노는 실적이 회복될 수 있지만 시장구조가 변화하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그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던 외국인 대상 카지노의 공급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에서 카지노 영업을 시작할 제주드림타워는 그랜드코리아레저가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지노 영업장 3개를 모두 더해야 맞먹을 정도로 국내에서 단일 영업장 규모로는 가장 큰 카지노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드림타워에 카지노뿐만 아니라 복합리조트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단순히 카지노사업만 진행하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고객 수요가 제주도로 옮겨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새 외국인 카지노로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이 올해 초 세운 경영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은 1월 신년사에서 “2020년 사업 활성화를 통해 매출 증가 등에 집중해야 한다”며 “2020년 경영목표는 외국입장객 179만 명 유치, 매출 5026억 원 달성, 일자리 5500개 창출”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분기까지 매출은 목표의 27% 수준에 그치는 1347억 원에 불과하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여행객 자체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되는 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