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시정비사업이 건설회사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자들로부터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광역시에서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부산은 정부 부동산대책에도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아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 도시정비사업에 건설사 못지 않게 투자자도 관심 뜨거운 까닭

▲ 2019년 6월22일 부산 진구 연지2구역을 재개발하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어반파크 견본주택에 사람들이 몰려든 모습. <연합뉴스> 


9일 부산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 주요 도시정비사업장에서 나오는 주택매물에는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하반기 최대 도시정비사업으로 꼽히는 부산 남구 문현1구역,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장 일대의 주택은 크기에 따라 1억 원부터 최대 4억 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축, 재개발사업장에 속한 주택 가격은 일반적으로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 직전에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부산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문현1구역은 GS건설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5500만 원가량에 거래되던 연면적 33m² 주택에 2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이마저도 매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부산 도시정비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는 부산이 정부 부동산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 꼽힌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까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며 모든 지역이 비규제지역으로 전환됐다. 

이후 6·17 부동산대책으로 수도권은 물론 대전, 청주 등도 규제지역으로 묶였지만 부산은 비규제지역이 유지되면서 투자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조정대상지역을 비롯한 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낮아지는 데다 재건축조합원 자격을 얻기 위해 분양신청까지 2년 이상을 거주해야 하는 등 도시정비사업장에 속한 주택에 투자하는 데 제약이 많다. 

올해 상반기 부산 주택매매 거래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는데 도시정비사업장 투자 열기와 관련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부산 주택 매매거래량은 4만70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3.8%나 늘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부산에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몰리면서 여기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며 “부산 도시정비사업장 주택의 절반 이상을 외부 지역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광역시의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부산 도시정비사업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 

한국감정원 집계를 보면 올해 초부터 5월까지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등 5대 지방 광역시의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51.7대1이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분양 등 다른 방식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14.5대1보다 3배 넘게 높다.

부동산 투자자들로서는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를 확보하면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로 단기적 이익을 얻지는 못하지만 수요가 많아 중장기적으로 더 큰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부산의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큰 ‘똘똘한 한 채’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도시정비사업장 주택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신혼부부 등 생애 첫 주택을 보유하려는 젊은층도 도시정비사업장 주택 매물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