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순이익이 10%대로 급증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고 우리금융지주는 급감했다.
 
[데스크리포트] 8월 기업 동향과 전망-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하지만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함께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면서 8월에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도 사모펀드 환매중단에 따른 여진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은 물론 금융당국의 매서운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 하나금융그룹, 금감원 종합검사 앞두고 바짝 긴장 

-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은 8월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게 됐다. 금감원이 두 곳을 대상으로 8월 중 종합검사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올해 은행권 가운데 첫 종합검사가 이뤄지는 것인 데다 올해 금융권 최대 이슈인 사모펀드 환매중단 문제와 관련한 불완전판매 의혹, 내부통제 부실 여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돼 내부 긴장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올해 가장 기쁜 소식은 상반기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낸 것인 듯하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는데 상반기에 이미 30%를 넘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를 이끄는 이진국 부회장으로서 어깨를 으쓱할 만한 일이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실적이 나빴는데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 중간배당 실시는 주주들에게 환영을 받을 만하다. 실적이 좋았지만 중간배당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 눈치에 하나은행은 빠지고 하나금융지주만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과 주주 모두를 만족하기 위한 절충수로 여겨진다.

- 상반기 하나카드의 실적 증가세가 눈에 띄었는데 기업설명회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용을 효율화한 결과라고 설명한 만큼 성장세를 보였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 라이나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하나금융지주도 인수에 나설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실적발표회에서 외형 경쟁을 위한 인수합병은 지양하겠지만 디지털, 글로벌 확장 가능성은 열어뒀다.

하나생명과 라이나생명은 자산기준 업계 20위권으로 큰 차이 보이지 않지만 합치면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

- 최근 그룹의 사회공헌활동관 관련해 함영주 부회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함 부회장은 지주 차원의 경영관리를 총괄하고 있는데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이미지 개선과 디지털 전환 등에서 그룹을 대표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함 부회장이 다음 회장후보로서 보폭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

◆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디지털화에 구현모 손잡다

-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 첫 순번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으로 정해지면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금감원이 올해 안에 우리금융그룹도 종합검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하나금융그룹 종합검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만반의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구현모 KT 사장과 손을 잡은 것은 상징성이 큰 '사건'으로 여겨진다. 금융과 통신의 동맹이란 측면 외에도 최근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두 그룹의 사업적 이해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법상 케이뱅크를 자회사로 두게 된 만큼 케이뱅크의 실적과 성장을 놓고 KT와 한 배를 탔다. 우리금융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지 얼마 안돼 신한금융이나 KB금융보다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테크핀이 대세로 떠오른 만큼 KT가 우리금융지주의 디지털 강화에 강력한 우군이 되어줄 수 있다. 계열사와 스타트업 사이 협력에 속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하며 핀테크 기업과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하반기부터 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비교적 실적을 늦게 발표했다. 7월27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우리금융지주 실적이 대폭 후퇴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비은행 계열사가 적은 사업구조의 약점이 확인된 만큼 손 회장은 하반기에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 우리금융지주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100% 보상안과 관련해 하나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수용 여부 시한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키코사태에서 유일하게 금융당국이 제시한 보상안을 받아들인 점에 비춰 이번에도 금융당국의 보상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우세하지만 우리금융지주의 고심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100% 보상안을 받아들이면 배임문제와 선례로 남게 될 수 있고 안 받아 들이면 금융당국과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완전민영화가 이뤄지 않아 예금보험공사 지분을 통한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 NH농협금융, 김광수 한국판 뉴딜에 얼마나 내놓나

- ‘20조’ ‘9조’ ‘10조’ ‘10조’. 신한금융부터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회장들이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난 뒤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한 내놓은 금융지원 규모다.

4대 금융지주 회장이 경쟁하듯 조 단위 투자지원 방안을 내놓자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NH농협금융지주는 7월30일 기준으로 아직까지 구체적 투자지원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김 회장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NH농협은행은 금리하락에 베팅한 채권 투자전략을 구사한 덕분에 트레이딩에서 높은 이익을 거뒀다. 2분기 트레이딩 수익으로 3246억 원을 냈는데 1분기 1943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좋지 않은 일도 있다. NH농협은행 디지털업무 운영과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무더기 제재조치를 받았다. 손병환 은행장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의 부작용이라는 말도 나온다. NH농협은행은 6월 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의 펀드 판매와 관련해 20억 원의 과징금을 받기도 했다.

- NH농협금융의 최대 근심거리는 NH투자증권일 듯하다. 환매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판매규모가 다른 금융사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비해 문제의 소지가 적다는 말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의지가 강한 편이어서 투자자 손실에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처지다.

펀드 손실과 관련해 투자자의 손실을 메워주는 것을 놓고도 ‘배상’ ‘보상’ ‘지급’ 등 표현에 민감하다. 법적 소송이 벌어지면 과실과 책임의 소재를 놓고 논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선지급’이란 표현을 내세우고 있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