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건설이 대림산업 자회사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으로 7월 출범한 뒤 한 달 동안 도시정비사업에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대림건설은 주택강자인 모회사 대림산업을 등에 업고 좋은 흐름을 타 앞으로 도시정비시장 신흥강자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대림건설, 대림산업 등에 업고 도시정비사업 신흥강자로 떠오르나

▲ 조남창 대림건설 대표이사 사장.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건설이 주택 브랜드 가치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대형건설사 위주로 흘러가는 도시정비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도시정비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주택 브랜드 가치와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한 재무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림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7위에 올랐지만 3위인 대림산업의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을 공유하고 있다.  

e편한세상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입지를 굳힌 브랜드이기 때문에 대림건설의 수주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대림건설은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이 2763억 원에 이를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순현금을 확보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등인데 대림건설은 시공능력평가 5위 포스코건설(727억 원)보다도 순현금이 많다.

대림건설은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7월 출범 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순항하고 있다.

대림건설은 1일 인천 송월아파트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이 사업은 인천 중구 송월동1가 지역에 아파트 730가구를 조성하며 공사비는 1240억 원 규모다.

인천 송월아파트구역 재개발사업은 대림건설이 합병 뒤 처음으로 단독 수주하는 도시정비사업이기도 하다.

대림건설은 7월11일에는 대림산업과 컨소시엄을 맺고 대전 삼성1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로써 대림건설은 합병한 지 단 한 달 만에 2건의 도시정비 수주실적을 올렸다.

대림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모회사 대림산업이 주택사업에서 강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합병 이전 삼호의 주택사업 경험도 풍부해 도시정비사업에서 힘을 낼 수 있다.

대림건설은 서울과 수도권에 탄탄한 주택사업 기반을 두고 있어 사업성이 좋은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와 맞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대림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림건설은 수주에 속도를 내기 위해 도시정비사업 관련 조직도 확대했다. 

대림건설은 7월 출범에 맞춰 기존 1개의 도시정비사업팀을 2개로 늘렸다.

대림건설은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한 주택사업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주택용지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실적을 쌓아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림건설은 1분기에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한 국내 건축부문이 전체 매출의 88.9%를 냈다. 합병 이전 삼호도 2019년 매출의 81.5%가 국내 건축부문에서 나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자회사 대림건설을 놓고 "기존 삼호의 확실한 서울권 기반과 대림산업의 주택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긍정적"며 "도시정비사업은 재무 역량도 중요한데 합병을 통해 회사 규모가 커져 비용 조달이 용이해진 만큼 사업성을 중점으로 두고 활발하게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