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의 '대졸 초임 290만원' 조사결과 놓고 시끌벅적

김재창 기자
2015-10-29 16: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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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의 '대졸 초임 290만원' 조사결과 놓고 시끌벅적
 

▲ 대졸 초임이 290만원이라는 경총 발표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사진은 8월 열린 서울사이버대학교 학위수여식 모습.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평균은 290만원.’ ‘전체 취업자의 절반은 월 200만원도 못 벌어.’

어느 쪽이 맞는 얘기일까?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상이한 통계자료를 두고 인터넷이 시끌벅적하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이 290만원이라는 통계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25일 내놓은 것이다.

전체 취업자 절반이 200만원도 못 번다는 자료는 통계청이 28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통계청의 발표에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는 반면 경총의 조사결과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해불가’를 넘어 “현실을 호도하는 통계”라며 분노를 표시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경총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네이버와 다음 등 온라인 포털에는 순식간에 8000개가 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내 주위에는 이렇게 받는 사람 한명도 없는데’ ‘도대체 어느 나라 얘기야?’ ‘이 기사보니 난 극빈층이구나’ ‘4년제에 석사까지 마친 나는 200만원도 못 받는데 내가 xx인 거냐’ 등 자조와 한숨 섞인 반응이 가득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입사 3년차 직장인 김모(28)씨도 “저렇게나 (임금수준이)높은지 몰랐다. 대기업 중에서도 연봉이 높은 축에 속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해답은 통계의 ‘표본’에 있었다. 통계청 조사는 올해 4월 19만9000가구의 15세 이상 취업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반면 경총의 조사는 종업원 100인 이상 사업체 가운데 6천 곳을 대상으로 했다.

통계의 출발점인 표본에서부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큰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총의 조사는 6천개 기업 중 실제로 설문에 응답한 414개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체의 7%도 채 되지 않는 수치다.

조사대상이 100인 이상 사업체란 점도 자료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약 80%는 전체 종업원 99인 이하의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경총은 100인 미만 사업장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데 대해 “100인 미만 사업장은 사실상 조사가 어렵고 우리 회원사 중심으로 조사하는데 회원사 중에는 100인 이하 사업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유진 통계청 사무관은 "같은 조사라 해도 표본이 다르면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총 스스로도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한 듯 보고서 말미에 “임금 수준이 높고 대규모 채용과 승진이 이뤄지는 고임 대기업 초임급 수준의 가중치가 많이 반영되었다”며 “사업체별로 가중치를 동일하게 부여하는 사업체 단순 평균값보다 그 수준이 높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 이용하기 바란다”고 씌어져 있다.

단순한 평균치가 아니라 대기업 쪽에 비중이 더 주어진 가중 평균치라는 얘기다.

경총은 무리가 있는 줄 알면서도 왜 이런 자료를 내놓은 것일까?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총은 대졸 초임이 너무 높으니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을 평소 자주 내놓는 곳”이라며 “아무래도 대졸 초임이 높다는 통계가 나오는 게 임금삭감 논리를 내세우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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