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윤 씨젠 대표이사가 진단키트제품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코로나19 특수의 장기화를 노리고 있다.

8월 중순에 미국 금융정보회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인 MSCI에도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씨젠의 기업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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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윤 씨젠 대표이사.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천종윤 대표가 코로나19 진단기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진단키트를 내놓으며 장기적으로 진단키트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천 대표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와 코로나19를 한번에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9월 유럽에 처음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올해 가을과 겨울에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퍼지는 '2중 유행(Doublw Wave)'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씨젠의 새로운 진단키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키트사업은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보다 기술장벽이 낮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진단키트 허가를 받은 업체가 70곳이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또 글로벌 제약사 로슈, 지멘스 등도 본격적으로 진단키트사업에 뛰어들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천 대표는 7월31일 이민철 신임 연구총괄장(CTO)을 임명하며 연구개발역량을 더욱 강화해 후발업체와 '초격차'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철 연구총괄장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장, 의학전문대학원장, 대한병리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약 35년 동안 병리학 전문가로 활동했다. 이에 씨젠 진단키트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에 코로나19의 변이 및 재확산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천 대표는 선제적으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5월 초에 내놓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올플렉스'는 기존 3개의 코로나19 유전자(E, RdRp, N gene) 뿐만 아니라 변종 바이러스(S gene)까지 검출할 수 있도록 진단 정확성을 개선하는 등 경쟁업체와 비교해 기술력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씨젠은 앞서 2월에 출시한 코로나19 유전자 3개를 검출하는 진단키트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염기서열을 공개한 지 2주 만에 내놓을 만큼 진단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천 대표는 최근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병원체는 RNA(리보핵산) 바이러스로 변이가 잦아 2개보다는 3개, 3개보다는 4개를 탐지하는 게 좋다"며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전자 4개를 튜브 하나로 한꺼번에 탐지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곳은 씨젠 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씨젠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80%가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6월 말까지 세계 67개 국에 3천만 회를 테스트할 수 있는 분량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SK증권은 씨젠이 올해 2분기에만 매출 2656억 원, 영업이익 169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806.5%, 영업이익은 3542.8% 늘어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진단키트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7조 원을 넘어선 씨젠이 8월13일 공개되는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MSCI 지수는 미국의 금융정보 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로 외국인투자자의 투자판단 지표로 활용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분기마다 구성종목을 바꾸는 정기변경을 8월에 단행해 9월부터 적용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자금규모는 약 58조 원대에 이른다. 씨젠이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되면 씨젠 주식 매입에 2720억 원가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업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며 수출물량이 증가하고 있고 경쟁업체와 달리 진단키트의 기존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점은 씨젠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