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신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금은 SPC그룹 경영에서 떠나 있는 허희수 전 SPC그룹 부사장이 진두지휘했던 사업들이다. 허 전 부사장은 허영인 회장의 차남이다. 

신사업의 성과를 놓고 SPC그룹에서 허 전 부회장에게 계속 공을 돌리고 있어 그룹 안팎에서 경영복귀 가능성에도 시선이 몰린다.
 
SPC그룹 경영 떠난 차남 허희수 복귀할까, 신사업 성공 곳곳에 '손길'

▲ 허희수 전 SPC그룹 부사장.


31일 SPC그룹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문을 연 에그슬럿 코엑스점 앞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수십 명의 입장 대기줄이 줄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에그슬럿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드위치 브랜드로 SPC그룹이 10일 국내에 첫 매장을 냈는데 초반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SPC그룹은 2016년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으로 국내 파인캐주얼(Fine-casual)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는데 에그슬럿은 두 번째 야심작이다.

파인캐주얼이란 파인다이닝(고급 식당)과 캐주얼다이닝(편안한 식당)의 합성어로 고급스러운 분위기 및 품질과 합리적 가격, 편리함 등을 제공하는 식당을 말한다.

SPC그룹은 2016년 7월 강남에 첫 쉐이크쉑 매장을 연 뒤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현재 국내 매장 13곳, 싱가포르 매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에그슬럿으로 이런 쉐이크쉑 인기를 이어가 국내 파인캐주얼시장을 확대하고 그 선두 자리를 굳히겠다는 게 SPC그룹의 전략이다.

두 사업은 모두 허희수 전 SPC그룹 부사장이 씨를 뿌렸다.

SPC그룹은 허 전 부사장이 쉐이크쉑과 에그슬럿의 국내 독점계약을 맺기 위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발벗고 뛰어다녔다며 두 사업 성공의 공을 돌리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 6월 글로벌 식품기업 ‘크래프트 하인즈’과 독점공급을 맺었을 때에도 허 전 부사장의 이름을 꺼냈다.

SPC그룹은 당시 “허 전 부사장이 ‘크래프트 하인즈’의 북동 아시아 총괄을 직접 만나는 등 협상의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허 전 부사장은 2018년 마약 밀수 및 흡입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은 뒤 그룹 경영에서 영구배제되는 내부적 처분을 받아 그룹에서 떠나있는데 그룹에서 존재감은 여전히 폭넓게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올해 4월 장남인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에게 주요 계열사인 SPC삼립 보통주 40만 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SPC그룹 안팎에서는 ‘장자 승계’로 가닥이 잡힌 것 아니냐는 시선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SPC그룹이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 때마다 허 전 부사장 이름을 꺼내면서 경영복귀의 명분을 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허 전 부사장은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데 경영적 능력은 형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PC그룹이 진출에 공을 들이는 파인캐주얼시장에서 사업 확장 및 안착을 위해서는 허 전 부사장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경영복귀의 근거로 꼽힌다.

다만 마약사건 이후 영구 경영배제라는 단호한 처리로 오너의 일탈이 그룹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던 만큼 허 전 부사장 경영복귀가 낳을 후폭풍은 엄청날 수 있어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PC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들어 674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허영인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는데 이런 오너 리스크도 허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SPC그룹의 지주사격인 파리크라상의 주요 주주를 살펴보면 허영인 회장이 지분 63.5%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뒤로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 20.2%, 허희수 전 SPC그룹 부사장 12.7%, 허영인 회장의 아내 이미향씨 3.6% 등이다.

물론 SPC그룹도 허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와 관련해선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