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Over the Top)플랫폼'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유튜브 영상으로 시간을 때우고 넷플릭스나 웨이브에서 지난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보는 우리에게 OTT플랫폼은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일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새 책 'OTT플랫폼 대전쟁', 디지털 패권경쟁에서 삼성전자 현주소 묻다

▲ 'OTT플랫폼 대전쟁'(고명석 저, 새빛).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극장이나 공연장을 찾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TV로 OTT플랫폼을 실행해 영상콘텐츠를 보는 일이 세계 대부분 지역 사람들에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저자는 새 책 'OTT플랫폼 대전쟁'(고명석 저, 새빛)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플랫폼의 미래'라는 부제를 달았다.

애플과 구글,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대형 IT기업 사이 경쟁이 불붙고 있던 OTT플랫폼시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말 그대로 판을 키우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TV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안방극장 '방구석 1열'에서 어떤 OTT플랫폼이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는지가 포스트 코로나19시대 세계 미디어시장에서 주도권을 결정할 수 있다.

저자는 OTT플랫폼시장에 뛰어든 기업들 사이 경쟁이 미디어시장을 넘어 세계를 통일하는 '디지털제국'의 패권을 잡기 위한 싸움에 중요한 전초전이라고 보고 있다.

OTT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를 자체 생태계로 끌어들인 뒤 다른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밸류체인 구축이 OTT플랫폼업체에 가장 중요한 목표기 때문이다.

저자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애플과 아마존, 구글 등 미국 대형 IT기업이자 OTT플랫폼 운영사가 디지털제국 패권을 놓고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기까지 걸어오게 된 길을 차례대로 살핀다.

비디오테이프 대여사업을 하던 넷플릭스가 어떻게 세계 영화계를 뒤흔드는 미디어업계 거물로 성장했는지, 디즈니가 마블과 픽사 등을 인수해 최고의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간략한 역사가 소개되어 있다.

애플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콘텐츠와 서비스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변화가 이미 스티브 잡스 전 CEO의 '큰 그림'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 이름은 익숙하지만 발전 과정은 비교적 잘 알려져있지 않았던 대형 IT기업이 그동안 걸어온 길도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이 세계 OTT플랫폼시장 현황과 주요 기업에 관련해 설명하는 학습서를 넘어 디지털 전환을 고민하는 CEO들에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고민하도록 하는 탐구서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현재 OTT플랫폼시장 주요 경쟁자로 떠오른 기업들이 성장하기까지 창업자 또는 CEO가 어떤 비전을 두고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대형 IT기업들 사이 벌어지는 디지털제국 패권 경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지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자체 콘텐츠나 생태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이런 경쟁에 뛰어들지 못 하고 있다.

저자는 2013년까지 애플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던 삼성전자 모바일사업 규모가 2018년에는 애플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자료를 인용해 보여준다.

하지만 저자는 구글과 넷플릭스, 디즈니와 페이스북 등 OTT플랫폼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적극적으로 협력을 추진해 삼성전자 서비스 생태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바라본다.

삼성전자가 이건희 회장 주도로 장기간 하드웨어 중심 전략에 집중한 성과가 결국 OTT플랫폼과 소비자를 가장 '판타지하게' 연결할 수 있는 생태계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저자 고명석씨는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방송미디어와 문화예술 분야 입법 및 정책개발 과정에 참여했고 영화채널 월드시네마네트워크 대표이사와 코레일관광개발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공공부문과 기업경영 현장을 두루 경험하면서 미디어콘텐츠와 문화예술, 도시정책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탐구해 온 경험이 이 책에 녹아있다.

저자는 "우리가 글로벌한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라며 "이런 시대흐름을 창조하거나 따라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