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준중형SUV인 투싼의 새 모델을 내놓으며 가격을 얼마나 올려서 내놓을지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새 투싼의 몸집을 더욱 키워 내놓는데 이것만으로는 경쟁관계에 놓인 소형SUV를 따돌리는 게 어렵다는 시선이 있다.
 
현대차 새 투싼 덩치 키워, 소형SUV 수요 흡수할 가격 놓고 고민 거듭

▲ 투싼.


16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새 투싼이 이르면 8월 시장에 나온다. 

새 투싼은 4세대 모델로 2015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을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한 모델이다.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몸집이 더욱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새 투싼의 길이와 넓이는 각각 4630mm, 1865mm이고 높이는 1665mm로 기존 모델보다 길이와 넓이가 각각 155mm, 165mm 길어지고 55mm 높아질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가 투싼의 덩치를 불린 만큼 가격을 올려 내놓아야 하는데  가격을 인상하기에는 따질 게 많다. 

현대차는 무엇보다 새 투싼과 소형SUV 사이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데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소형SUV들이 덩치를 키우고 준중형SUV 수요까지 일부 흡수하면서 투싼은 사실상 자동차시장에서 소형SUV와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형SUV 강자로 자리매김한 기아자동차의 셀토스가 출시된 뒤 투싼 판매량이 줄어들기도 했다. 

셀토스는 2019년 7월 출시된 뒤 그 해 모두 3만2001대가 판매됐는데 같은 해 7~12월 투싼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투싼은 2255만~3293만 원 사이에서 팔린다. 소형SUV 강자로 자리매김한 기아자동차 셀토스와 가격격차는 시작 가격을 기준으로 320만 원가량 차이가 난다. 

더욱이 소형SUV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어 현대차가 새 투싼의 판매를 늘리려면 소형SUV 수요를 흡수할 필요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기업 5곳 판매량을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에 소형SUV는 모두 11만8725대 팔렸다. 2019년 상반기보다 67.7% 증가했다. 전체 SUV 판매량에서 소형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6월 29.1%에서 올해 1~6월 38.3%로 9.2%포인트 높아졌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트림별 가격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자동차는 엔진이나 구동방식이 동일해도 어떤 옵션을 넣느냐에 따라 가격이 크게는 1천만 원까지 벌어지는데 이 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이미 최근 내놓은 아반떼를 통해 트림별 가격 차별화 전략이 특정 트림으로 소비자를 이끌어내는 데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대차는 아반떼의 최저트림의 가격은 기존모델과 비교해 11.3% 올리면서도 풀옵션을 장착한 최상위트림의 가격은 오히려 41만 원 싸게 내놓았는데 기존 모델과 비교해 최상위트림 판매비중을 5%에서 44%까지 늘리는 효과를 봤다.

가격 부담이 적은 차일수록 최상위 트림의 선택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새 투싼에서는 반대로 최저 트림에 기본 옵션을 대거 적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소형SUV와 가격 차이를 최소화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새 투싼 출시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