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캄보디아 현지법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자본금을 늘리며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세가 높은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동남아시아지역의 핵심 수익기반으로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병환, NH농협은행 캄보디아법인 자본금 늘려 동남아거점 다진다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9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자본금이 올해 3천만 달러를 넘어 예금을 받을 수 있는 소액대출금융기관(MDI) 전환을 위한 최소 자본금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현재 여신전문기관으로 소액대출금융기관(MFI) 기능만 수행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2018년 8월 캄보디아 현지 소액대출법인 ‘사믹(SAMIC)’을 인수한 뒤 9월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설립했다.

초기 자본금 500만 달러에 6월 NH농협은행 이사회에서 결정된 2천만 달러 증자가 이뤄지면 자본금이 2500만 달러에 이른다. 그동안 쌓인 이익잉여금 300만여 달러에 올해 이익잉여금을 더해 자본금에 편입하면 3천만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에 해외송금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8월경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소액대출금융기관 전환 인가를 신청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최소한 1~2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손병환 은행장이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에 예금수신 기능을 더하려는 것은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미얀마와 캄보디아에 각각 소액대출금융기관(MFI) 법인을 세워 동남아시아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는데 미얀마 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2018년 순손실 1억8천만 원을 낸 뒤 2019년 순이익 14억2400만 원을 내며 공식 출범한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반면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2019년 순이익이 3억 원가량에 그쳤다.

이에 따라 손 은행장은 미얀마에서는 은행 설립을 위한 운영사무소를 세워 은행업 진출을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캄보디아에서는 현재 소액대출금융기관의 성장세를 발판삼아 사업영역과 규모를 더욱 확대해 은행으로 키우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양곤 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은 바 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예금수신이 가능한 소액대출금융기관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아무런 기반이 없는 곳에 새롭게 인가를 내는 것보다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다.  

현재 NH농협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인가사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장제한을 비롯해 해외 금융당국과 면담이 어려워지면서 진행이 더디다.

손병환 은행장은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10년 안에 상업은행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가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더 키워 동남아시아 지역의 핵심 수익센터 역할을 맡긴다는 미래상도 제시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사업에 접목해 농업인 특화대출, 농기계 할부금융 등 현지에 실질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농업과 서민금융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