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에서 5G네트워크시장 공략을 확대할 기회를 잡았다.

인도 1위 통신사가에 미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와 거래할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인도 통신사에 미국자본 유입돼 화웨이 배척 가능성, 삼성전자는 기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9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최대 민영통신사 릴라이언스지오에 미국 자본이 대거 유입돼 향후 5G 통신망을 구축할 때 화웨이와 협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도 언론 이코노믹타임스는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의 디지털사업 자회사 지오플랫폼(릴라이언스지오)에 페이스북의 완전자회사 자두홀딩스가 4375억4천만 루피(약 7조 원)를 투자해 지분 9.99%를 확보했다고 8일 보도했다.

4월에 발표한 페이스북의 투자계획의 이행이 마무리된 것이다. 이는 페이스북의 역대 해외투자 중 최대 규모다.

릴라이언스지오는 통신사 지오인포컴, 전자상거래포털 지오마트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인도 전자결제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오플랫폼과 손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릴라이언스지오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은 페이스북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기업 인텔도 최근 지오플랫폼에 2억5350만 달러(약 3천억 원)를 투자해 지분 0.39%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KKR, 실버레이크, 제너럴아틀란틱, 비스타 등 미국 투자회사들이 줄줄이 지오플랫폼에 투자했다. 중동에서 비교적 친미성향이 강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도 지오플랫폼의 투자자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우방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도록 강한 압력을 넣고 있다. 이에 화웨이 장비 도입을 허용한 영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반화웨이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릴라이언스그룹은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은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하자 “우리 통신망은 중국 제품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하게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6월 말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는 릴라이언스지오를 ‘청정한 통신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투자자들이 지분까지 확보하면서 릴라이언스지오는 앞으로 진행할 5G네트워크 구축사업에서도 화웨이와 확실한 거리두기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히 화웨이의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

릴라이언스지오는 이미 LTE 시절부터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암바니 회장 자녀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총수간 친분도 돈독하다.

화웨이를 배제하고 삼성전자가 릴라이언스 지오의 1순위 거래대상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릴라이언스지오가 삼성전자를 선택한다면 삼성전자의 인도 5G통신장비시장 공략은 탄력을 받게 된다.

릴라이언스지오는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든 지 3년 만이 2019년 인도 통신시장 점유율 34%로 1위에 올랐다. 2025년에는 점유율이 48%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올 정도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얼마 전 중국과 국경분쟁 이후 국영통신사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민영통신사들은 여전히 5G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1위 사업자인 릴라이언스지오의 선택은 다른 통신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글은 인도 2위 통신사 보다폰아이디어에, 아마존은 3위 통신사 바티에어텔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투자자를 유치한 인도 통신사들이 릴라리언스지오의 길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