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7월 기업 동향과 전망-제약바이오

▲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제약·바이오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들에 '악재'와 '호재'가 겹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업계는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2월부터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뜸해지고 제약사들의 영업활동마저 위축됐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상장과 이어지고 있는 투자열풍도 업계 관계자들은 호재로 바라본다.

◆ 메디톡스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5년째 갈등을 벌여온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싸움에서 메디톡스가 일단 승기를 잡으면서 졍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가 악재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6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사이 보툴리눔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ITC 행정판사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최종 결정권을 지닌 ITC위원회에 10년의 수입 금지명령을 권고했다.

이번 예비판결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대웅제약은 신뢰도 추락은 물론 미국 내 '나보타' 판매에 중대한 차질이 생겼다. 대웅제약은 ITC의 이번 예비판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이나 통상 ITC 예비판정이 최종에 가서 정반대로 뒤집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메디톡스는 최근 주력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취소 처분을 받아 위기에 몰렸는데 한숨을 돌리게 됐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무허가원액 사용, 허위서류 작성 등 약사법을 위반해 보툴리눔톡신 제품 ‘메디톡신주’와 ‘메디톡신주 50단위’, ‘메디톡신주 150단위’ 등 3개 품목의 허가를 취소됐다.

이에 메디톡스는 식약처를 상대로 품목허가 취소에 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및 처분취소 청구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 SK바이오팜
말그대로 SK바이오팜 '신드롬'이다.

바이오사업을 뚝심있게 밀어붙인 최태원 회장의 승리나 마찬가지다. SK바이오팜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대장주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신약개발 자회사로 2011년 4월 설립됐다. 우울증·파킨슨병과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에 작용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신약 2종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지난 7월2일 코스피시장 상장 이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그리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7월6일 기준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16조7천98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16위에 등극했다.

공모가 4만9천 원이 사흘 만에 21만4천 원으로 337.8% 급등하면서 3조8천373억 원(공모가 기준)이었던 몸집이 3배 반 가까이 커졌다.

또한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와 관련한 임상3상에서 '완전발작소실' 비율 데이터를 2상에 대비해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2상에서는 완전발작소실 비율이 28%였지만 3상에서는 30%대까지 높아졌다는 분석이 따른다.

SK바이오팜은 또 레녹스·가스토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카리스바메이트는 개발 중에는 물론이고 출시 이후에도 특혜를 받을 수 있다.

◆ 셀트리온
7월 안에 유럽에서 피하주사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의 염증성 장질환(IBD) 적응증 최종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25일에 ‘허가승인 권고’고 받았는데 빠르면 1개월 안에 최종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세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안으로 진행해 온 진단키트 개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지난 6월 제품인증을 마치고 해외 공급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에 관한 2건의 임상결과를 제25회 유럽혈액학회(EHA)에서 발표했다. 

재발성, 불응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 및 여포성 림프종(AFL) 및 초기 저종양 부하 소포성 림프종(LTBFL) 환자를 대상으로 한 트룩시마의 장기 임상3상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의 은퇴를 앞두고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하나씩 놓고 있다. 피하주사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의 성공은 그런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 신라젠
신라젠이 '문은상 색깔' 없애기를 통해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기로에 섰다.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의 경영공백으로 표류하는 신라젠의 운전대를 주상은 사업전략본부 총괄전무와 이권희 재무담당 상무가 잡는다.

신라젠은 오는 9월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최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된 주상은 전무와 이권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주상은 신임 경영지배인은 다국적제약사 GSK에서 사업개발 및 전략 마케팅 이사와 레오파마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2019년 6월 신라젠에 합류해 사업개발 업무를 맡아왔다.

이권희 신임 경영지배인은 삼성전기 입사 뒤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경팀에서 근무해왔다. 2020년 4월 신라젠으로 자리를 옮겨 재무 업무를 맡아왔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이 사업개발과 재무쪽 전문가인 만큼 공동경영 체제를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7월10일 안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신라젠의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신라젠이 이전에 경영개선계획서를 낼 경우 거래소는 제출일로부터 20일(영업일 기준)간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기심위가 상장폐지로 심의한다고 하더라도 코스닥시장위원회가 다시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 의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는 6월15일 ‘한미스마트헬스케어시티(HSHC)’ 건립을 추진하기 위해 경상북도와 포항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와 함께 △사이버교육(교육) △디지털바이오(디지털) △오럴바이오(경구용) △시티바이오(도시) △그린바이오(친환경) △마린바이오(해양) 등 6대 혁신성장 비전 계획도 제시했다.

이 계획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주도했는데 한미사이언스를 정점으로 한 한미약품의 경영권이 임성기 회장에서 아들인 임종윤 사장에게로 사실상 넘어갔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번 6대 혁신성장 비전계획은 임종윤 사장시대를 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식물 기반 단백질을 활용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바이오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6대 혁신성장 비전 계획 가운데 하나인 ‘그린바이오’ 신약 개발 플랫폼과 혁신적 생산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종근당 
종근당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의약품 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또한 종근당과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세포 수준에서 코로나19에 탁월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확인된 종근당의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을 세워뒀다. 

◆ GC녹십자 
GC녹십자웰빙은 인태반가수분해물 '라이넥'의 섬유근육통 치료효과를 확인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피지오테라피 리서치 앤 리포트’에 게재됐다. 

또한 GC녹십자엠에스는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에 3천만 달러(약 363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 JW중외제약 
JW중외제약이 글로벌 피부과 전문 제약회사에 기술수출한 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1상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또한 JW중외제약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표적항암제 ‘CWP291’을 ‘코로나19 치료용 조성물’로 특허 출원했다.
 
이밖에 JW중외제약은 삼성서울병원과 보건의료와 관련한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한 정밀의학 분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협력 협약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