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TV업체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일제히 ‘키즈 콘텐츠’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아직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고객들이 인터넷TV의 주요 고객층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교육이 확산하면서 키즈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코로나19시대 키즈 콘텐츠에 힘실어

▲ SK브로드밴드 모델이 Btv 쌍방향 교육 콘텐츠 '살아있는 동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 SK브로드밴드 >


5일 인터넷TV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로 홈스쿨링 등 비대면 교육문화가 확산하고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교육, 놀이방송 콘텐츠에 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애초 키즈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인터넷TV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만 13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정의 인터넷TV 가입률이 67.6%로 만 13세 미만 자녀가 없는 가구(39.3%)보다 28.3%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진행한 자체조사에서도 인터넷TV인 ‘U+tv’ 이용자의 47%(복수응답)가 키즈 콘텐츠인 ‘아이들나라’를 이용하기 위해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대답했다. 이는 ‘가입혜택(44%)’과 ‘모바일 결합할인(33%)’보다 높은 수치다.

키즈 콘텐츠는 이용자 이탈을 막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아이들나라’를 월 5번 이상 이용한 가입자의 해지율은 5번 미만으로 이용한 가입자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파악됐다.

키즈 콘텐츠가 유료방송의 ‘효자’ 콘텐츠를 넘어 가입자 유치에 필요한 ‘킬러’ 콘텐츠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키즈 콘텐츠’는 인터넷TV업체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영역이 된 셈이다.

유료방송사업은 가입자의 규모가 곧 경쟁력이 된다. 

가입자 기반이 확보되면 협상력은 물론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곧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케이블TV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교육환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키즈 콘텐츠시장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TV가 아이들이 놀 때만 보는 도구가 아닌 학습을 위한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코로나19시대 키즈 콘텐츠에 힘실어

▲ KT가 KT키즈랜드에 인공지능기술을 바탕으로 한 말로 하는 영어학습 기능을 추가했다.  < KT >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는 각자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TV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키즈 콘텐츠들을 강화하며 이런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KT는 교육 콘텐츠 전문기업 등과 협업, 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을 통해 키즈 학습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KT는 영유아 전용 인터넷TV서비스인 KT 키즈랜드에서 교육기업 교원그룹의 학습 콘텐츠 ‘빨간펜’을 활용한 홈스쿨링 콘텐츠 150여 편을 단독으로 제공한다. KT키즈랜드는 영어 말하기를 학습할 수 있는 ‘스콜라스틱 인공지능 튜터’ 기능 등도 추가했다.

LG유플러스는 키즈 콘텐츠 전용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인터넷tv인 U+tv, 케이블tv인 헬로tv에서 모두 제공하고 증강현실 콘텐츠 등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들나라는 인공지능기술을 바탕으로 아이 성향에 따라 책을 추천해주고 동화를 읽어주는 ‘책 읽어주는 TV, 아이의 영어실력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영어유치원‘, 웅진씽크빅의 어린이 필독도서 1천여 편을 담은 ’웅진북클럽 TV’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인터넷TV인 ‘Btv’에서 아동 전용서비스 ‘젬(ZEM)키즈’를 운영하고 있다. ‘ZEM키즈’는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만 3세까지를 대상으로 한 ‘읽어주는 동화’, 만 4~7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누리교실’, EBS 대표 초등교재 ‘만점왕 시리즈’를 사용하는 자기주도 학습 콘텐츠, 3~7세 아이의 얼굴, 목소리, 그림을 담아 TV 동화책을 만드는 북 서비스 ‘살아있는 동화’ 등이 있다. 최근에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음악 중심의 홈스쿨링 프로그램 ‘플레이송스 홈’도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해 앞으로 ‘살아있는 동화’와 같은 쌍방향 콘텐츠를 늘려갈 계획을 세워뒀다.

유료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30~40대 부모가 인터넷TV를 시청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 기획, 마케팅을 많이 한다”며 “집집마다 TV가 설치돼 있지만 인터넷TV를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아동 콘텐츠가 모바일이 아닌 TV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