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총괄부사장이 다음 대표이사로서 영업조직 강화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부사장은 30년 이상 영업을 담당한 ‘영업 전문가’로 대형병원 위주의 영업을 정상화하는 데 최적의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한양행 다음 대표 조욱제, 코로나19 위기를 영업조직 강화로 돌파

▲ 조욱제 유한양행 총괄부사장.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조 부사장이 유한양행 다음 대표로 내정된 것을 두고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초 유한양행 다음 사령탑으로는 조욱제 부사장과 박종현 부사장 가운데 한명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다.

유한양행은 전통적으로 부사장 2명을 경합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하는데 조 부사장이 1일 조직개편과 함께 총괄부사장을 맡으며 사실상 다음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 3월 임기를 마치면 조 부사장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현재 코로나19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유한양행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이 2019년 1분기보다 37%, 2019년 4분기보다 52.3%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 때문인데 경쟁사인 한미약품, 종근당, GC녹십자 등은 모두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유한양행은 상급병원인 대형 종합병원의 매출비중이 높은데 이 때문에 1분기 큰 타격을 봤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환자들의 대형병원 방문이 급감하며 상위제약사 가운데 거의 유한양행만 직격탄을 맞았다”며 “만약 환자가 거주지 근처의 의원급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유한양행이 주로 판매하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아닌 제네릭(의약품 복제약)으로 처방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 부사장은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헤쳐나가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다.

조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넘게 약품사업부에서만 근무한 영업 전문가다. 병원지점장과 전문의약품(ETC)영업1부장 등을 거치면서 유한양행이 현재와 같은 강력한 영업력을 갖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오랫동안 제약업계 매출 1위를 이어오면서 ‘영업 강자’로 불리고 있다. 이정희 사장도 영업사원 출신이다.

유한양행은 1~2분기 코로나19로 영업활동에 큰 지장을 받았지만 5월6일부터 영업사원들이 병원과 약국에 출입하기 시작하며 영업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다.

또 5월19일 글로벌제약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판권을 도입해 국내에 독점판매하기 시작했다. 글리벡은 매년 4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의약품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매출공백을 일부 메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영업조직도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는 디지털마케팅부를 신설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의사와 약사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영업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비대면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2019년 3월에 개설한 자체 의료정보 포털 ‘유메디’를 통해 디지털 영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기존 지점에서 일반의약품(OTC)영업부를 분리해 4개 일반의약품 지점을 구성했다. 일반의약품 마케팅부는 약국사업본부 소속으로 변경됐는데 이는 약국사업본부에서 영업을 모두 총괄해 효율성을 높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한양행이 신규 도입한 항암제사업 확대를 위해 물밑작업을 하는 등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영업활동을 다시 강화하는 데 시동을 걸고 있다”며 “조 부사장의 다음 대표 내정도 이와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