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끊임없는 외부 인재영입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경쟁사에서 적임자를 발탁해 고성능 브랜드, 럭셔리 브랜드에 이어 상용차부문까지 현대자동차의 취약한 부분을 메우고 있다.
 
정의선 쉼없는 외부 인재영입, 현대차 사업체질을 어느덧 바꿔놓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마틴 자일링어 전 다임러트럭 전동화부문 기술개발총괄이 현대기아차 상용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상용차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일링어 부사장은 30년 이상 다임러그룹에서 근무한 상용차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체제에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경쟁사 출신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 올해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등 그동안 영입했던 인재가 회사를 떠나기도 했지만 자일링어 부사장을 불러들이면서 변함없는 외국인 인재 중용기류가 확인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는데 외부 인재를 활용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정 부회장은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시절 일찌감치 폭스바겐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 디자이너를 영입해 기아차의 디자인을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다. 피터 슈라이어는 현재도 현대차그룹 디자인경영담당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후 알버트 비어만 BMW 부사장을 고성능차량담당으로 영입해 고성능 브랜드 N을 출범했고 피츠제럴드 람보르기니 브랜드매니저를 불러들여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탄생했다.

피츠제럴드 부사장은 지난해 물러났으나 비어만 사장은 외국인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라 여전히 재직하고 있다. 

비어만 사장은 자일링어 부사장 영입을 두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최고 수준 수소전기차 기술력이 상용차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정의선 쉼없는 외부 인재영입, 현대차 사업체질을 어느덧 바꿔놓다

▲ 마틴 자일링어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상용개발담당 부사장.


이 외에도 정 부회장체제의 현대차그룹에는 곳곳에 경쟁사 출신 인재들이 포진해 있다.

닛산 출신의 호세 무뇨스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BMW 출신의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본부장 부사장, 벤틀리 출신의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 등이다.

BMW와 닛산 인피니티를 거친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 전무, 폴크스바겐 출신의 스벤 파투쉬카 중국기술연구소장도 있다.

정 부회장은 주요 관심분야인 미래 모빌리티 사업전략을 짜는 일도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에게 맡겼다.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사장, 신재원 UAM사업부장 부사장이 그들이다.

지 사장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2017년 현대차에 합류했다.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정 부회장의 돈독한 신뢰를 입증했다.

신 부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으로 2018년 현대차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사업 담당으로 영입됐다. 

1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사업 전략을 제시한 가전전시회(CES) 행사에 지 사장과 신 부사장이 나란히 참석해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핵심으로서 위상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