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건강기능식품사업부문에도 힘을 쏟으면서 화장품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린 스타트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29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회사 자체적으로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 가능성을 제고하고 있다.

브랜드 개발 기획안이 통과되면 아모레퍼시픽 안에 린 스타트업 팀이 구성돼 독자적 보고체계를 갖추는 등 별도의 벤처회사처럼 운영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회사 지원을 받고 정식으로 브랜드를 출시하게 되면 이 브랜드를 담당하는 부서 소속이 된다"며 "큐브미도 2018년에 이런 과정을 통해 출시됐다"고 말했다.

'큐브미'는 콜라겐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로 1020세대 취향을 공략하며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송진호 아모레퍼시픽 미래성장팀 부장은 최근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큐브미는 밀레니얼세대를 대상으로 먹기 쉽고 간편하고 트렌디한 상품을 만들고 소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출시 요청이 많아 자체적으로도 미국,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4월27일에 열린 2020년도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와 관련한 규제 특례대상으로 선정됐다.

최근 개인 맞춤형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에 관해서도 이를 추천하고 판매하는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2년 동안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된 만큼 아모레퍼시픽은 조만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란 법 개정 없이 간단한 심의만으로 일정 기간 신산업과 관련한 기존의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아모레퍼시픽은 3D 프린팅 맞춤형 마스크팩과 같은 맞춤형 화장품에 이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까지 선보이며 차별화된 제품력을 앞세워 건강기능식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브랜드 '바이탈뷰티'팀에서 이와 관련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제품 출시일정 등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2년에 처음 브랜드 바이탈뷰티를 출시하는 등 일찌감치 건강기능식품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국제 제품 품평회 '2020 몽드셀렉션'에 출품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탈뷰티의 홍삼제품 '명작수', 콜라겐제품 '슈퍼콜라겐'과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녹차정제 '메타그린'이 각각 건강부문과 다이어트부문에서 상을 받으며 제품 경쟁력도 인정받았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매출구조가 화장품사업에 집중돼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올해 1분기에 주력사업인 화장품사업부문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으면서 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점을 볼 때 다양한 사업 포토폴리오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화장품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6%(9788억 원)였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309억 원, 영업이익 609억 원을 냈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22.1%, 영업이익은 67.3% 감소했다.

1분기 화장품사업부문 매출이 지난해 1분기(1조2841억 원)보다 23.8% 줄어드는 등 영향을 받았다.

반면 경쟁기업인 LG생활건강의 경우 올해 1분기 사업부문별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화장품사업부문은 56.2%, 생활용품사업부문은 25.3%, 음료사업부문은 18.5%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964억 원, 영업이익 3337억 원, 순이익 2342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6%, 순이익은 3.7% 각각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