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항공기부품업체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김 지사는 정부 지원을 요청하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에게 헬기를 사줄 것을 호소해 부품업체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경수, 코로나19로 도산 위기 경남 항공부품업체 살리기 팔걷어

김경수 경남도지사.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항공제조업을 ‘7대 기간산업’과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항공제조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고용보험료와 산업재해보상보험료 등의 납부기한을 연장할 수 있으며 체납처분 유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간산업 업종으로 지정되면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과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현재 7대 기간산업에는 항공운송업은 포함됐지만 항공제조업은 들어가지 못했다.

정부가 항공제조업 지원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것은 김 지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김 지사는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건의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검토하겠다는 대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정부나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헬기를 판매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지사는 산림청, 해양경찰청 등 헬기를 사용 중인 정부기관은 물론 병원, 기업 등을 대상으로 수리온 헬기 구입을 요청할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온 헬기는 경남 사천군에 자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생산한다.

지자체단체장들에게는 이미 수리온 헬기 구입을 요청해 놓고 있다.

김 지사는 5월1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제45차 총회에서 시·도에서 새 헬기를 도입하거나 교체할 때 국산 헬기인 '수리온'을 구매해 줄 것을 건의했다. 소방헬기 입찰에도 기존 외국산 헬기만 참여하고 있는데 수리온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항공부품업체가 올해를 버티도록 지원하지 않으면 한국 항공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본다.

김 지사는 1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항공부품업체가) 고용을 다 정리해버리면 나중에 다시 주문이 들어올 때 또 채용하기 어렵지 않겠나”라며 “적어도 올해 정도는 버틸 수 있게 정부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이나 기간산업으로 지정해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에 있는 항공부품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보잉, 에어버스가 항공기의 생산을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대부분 업체들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통해 보잉과 에어버스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보잉과 에어버스가 생산을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은 737맥스, 787드림라이너의 생산물량을 감산했고 4월부터 시애틀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해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에어버스도 주력 기종인 A320와 A350의 생산량을 40% 이상 줄였다.

국내 항공제조업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경남 사천 항공산업 클러스터에는 항공부품업체 60여 곳이 입주해 있는데 코로나19로 공장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노동자는 2만여 명에 이르는데 30~50%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