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토큰 공개(STO)가 증권사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는 한화생명 김동원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 주도로 블록체인과 핀테크기업에 투자를 늘려왔는데 한화투자증권은 계열사와 더불어 관련 기술 확보에 힘써온 만큼 향후 국내 증권형 토큰 공개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한화투자증권 증권형 토큰 공개시장 선점하나, 김동원 블록체인 투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14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투자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중심으로 디지털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 공개는 부동산이나 채권, 예술품 등 실물자산을 암호화폐의 일종인 토큰과 연동해 발행하는 사업이다.

투자자들은 증권형 토큰을 통해 큰 규모의 자산을 쪼개 지분을 보유할 수 있어 증권거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접근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는 증권형 토큰 공개가 제도권으로 편입돼 활성화되고 있다.

이미 증권형 토큰 공개를 통한 투자유치가 활성화된 미국은 3월 토큰을 통한 투자유치 한도를 5천만 달러에서 7500만 달러로 상향조정하는 개정안 제안서를 발표했다.

일본 금융청(FSA)은 4월 '일본 STO협회'를 공인 금융상품거래협회로 정식 허가했다.

STO협회는 2019년 10월 일본 증권사들이 증권형 토큰 공개 기반의 자금조달을 위해 설립한 단체다. SBI증권 주도 아래 노무라증권, 야마토증권, 다이와증권 등 유명 증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SBI는 7월까지 일본 최초의 증권형 토큰 공개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밖에 영국, 독일, 싱가포르 등 선진국들은 증권형 토큰 공개를 금융시장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암호화폐업계에서는 증권형 토큰 공개시장의 규모가 2022년까지 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으로 금융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한화생명 김동원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 주도로 블록체인과 핀테크기업에 투자를 늘려왔다. 블록체인을 핵심기반으로 하는 만큼 향후 증권형 토큰 공개시장에서 새 먹거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싱가포르 블록체인거래소 '원익스체인지'를 운영하는 '캡브릿지그룹'에, 올해 1월에는 태국 블록체인 핀테크업체 '라이트넷'에 투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1월 싱가포르 증권형 토큰 공개거래소 '아이스탁스'에 약 58억 원을 투자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캡브릿지 인수 당시 "캡브릿지그룹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향후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또다른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2019년 9월 자산 유동화 토큰을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예술품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증권형 토큰 공개의 형식을 띄는 만큼 향후 이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국내 증권형 토큰 공개시장이 본격화한다면 한화투자증권은 계열사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부동산 증권형 토큰 공개사업을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최근 증권형 토큰 공개 관련 사업을 임시허가 하는 등 행보를 보여 규제가 점차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기반의 증권형 토큰 공개사업을 진행하는 '카사코리아'를 2019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했고 카사코리아는 2월부터 부동산 유동화 증권거래소를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