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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매물 넘쳐, 딜라이브 몸집 크지만 매력은 떨어져 매각 고전

박혜린 기자
2020-06-10   /  16:20:38
케이블TV기업 딜라이브가 올해도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최근 매각주관사를 새롭게 선정해 이번에는 계약을 성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경쟁 매물들이 늘어난데다 가격도 비싸 뜻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TV 매물 넘쳐, 딜라이브 몸집 크지만 매력은 떨어져 매각 고전

▲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이사.


10일 유료방송업계에서는 현대HCN에 이어 CMB까지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딜라이브의 매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매수자 쪽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성공해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 딜라이브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케이블TV기업 3곳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수년의 매각 시도가 불발로 돌아가자 손자회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1조 원에 이르던 가격을 9천억 원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가격도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 선과 괴리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케이블TV업계 1위 기업 ‘CJ헬로’를 8천억 원에 샀는데 이를 두고도 LG유플러스가 비싼 값을 치렀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앞서 딜라이브가 KT와 최종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데에도 유료방송 합산규제 문제 외 가격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KT가 당시 딜라이브 가격으로 6천억 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딜라이브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투자만으로 살 수 있는 매물이 2개나 더 있다.

현대HCN은 현재 공개입찰을 통한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데 시장에서 보는 가격이 3천억~4천억 원이다. CMB는 과거 3천억 원 수준에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의 현재 가치로는 그보다 낮은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또 유료방송시장의 흐름이 이미 인터넷TV로 기울면서 케이블TV기업들은 시간이 갈수록 가입자를 인터넷TV에 뺏기고 있는 실정이라 기업가치가 더 낮아지고 있다.

매수자 처지에서 보자면 예전에는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선뜻’ 투자하기가 망설여졌다면 현재는 ‘굳이’ 그만큼의 돈을 들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가격을 낮춰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케이블TV사업이 아닌 연예사업부문 자회사 ‘IHQ’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분리매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연예부문도 사업 전망이 밝지 않아 분리매각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케이블TV 매수자는 사실상 이동통신3사로 한정돼 있다.

케이블TV 사업의 전망, 매각전의 양상 등을 볼 때 재무적 투자자 등이 관심을 보일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각자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TV서비스와 시너지, 통신과 방송 결합효과, 콘텐츠 역량 강화, 시장 경쟁에서 우위 지키기 등 케이블TV기업을 인수할 이유가 많지만 올해 5G투자, 신사업 개척, 주파수 재할당 비용 등 돈 들어갈 곳이 많다.

또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1위 기업 KT 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19년 각각 케이블TV기업 ‘티브로드’, ‘CJ헬로비전’ 등을 인수하면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만한 가입자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딜라이브가 현대HCN, CMB 등 경쟁 매물과 비교해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2배, 3배의 가격을 치를 가치가 있느냐를 두고 이동통신3사의 저울질이 바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딜라이브는 비싼 가격 외에도 인력 운영구조 등도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딜라이브는 본사 등 직원 규모가 900여 명에 이르고 이와 별도로 케이블TV 설치, 수리 기사 등 현장직군 6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에서 설치, 수리부분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은 협력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인수 뒤 조직 통합과정(PMI)을 생각하면 이런 운영구조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유료방송시장에서 이동통신3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곳이 인수 스타트를 끊으면 나머지 기업들도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점은 긍정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자 하는 쪽도 인수를 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씩은 다 있고 현재 유료방송시장 자체가 인터넷TV로 재편되는 ‘타이밍’에 와 있기 때문에 산업의 흐름 측면에서 케이블TV기업들은 결국 인수합병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딜라이브 채권단도 매각 성사를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딜라이브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사업권은 현대HCN에 넘겼지만 여전히 강남구와 송파구 등 노른자위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고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200만 명이 넘어 시장 점유율이 6%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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