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늦어지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지역주민의 생존권과 이주 보장 등의 상생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에서 연내에 시작하기로 계획했던 제주 제2공항의 설계작업 착수와도 연계된 작업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제주2공항 상생방안 마련 추진, 사업 착수시기는 안갯속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


다만 국토부와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단체 사이의 찬반 갈등이 아직도 팽팽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공항공사에서 제주 제2공항사업을 언제쯤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제주 제2공항을 중심 사례로 삼은 ‘공항과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 방안’ 연구용역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용역의 목적에는 제주 제2공항 근처 주민의 재산권과 생활권이 제한되는 점에 상응하는 발전방안을 도출해 지역주민의 걱정을 해소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지역주민과 대화를 통한 합의와 대안 마련, 건설 예정지역의 지역공동체 보존과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조성 등도 포함됐다. 

제주 제2공항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건설이 추진되는 신공항이다. 제주도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기존 제주공항의 수용 한계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점이 고려됐다. 

국토부는 2020년 주요 업무계획을 통해 “제주 제2공항의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는 제주 제2공항의 설계절차를 2020년 안에 착수하겠다는 국토부의 계획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이번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용역의 과업제안서에 명시된 연구목표에도 ‘사업을 효과·즉각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법과 제도적 개선사항을 찾아내 신공항 건설의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의 기본계획이 확정되면 한국공항공사에서 사업 시행을 맡게 된다”며 “건설이 확정된다면 상생방안 마련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되는 만큼 미리 연구하겠다는 차원에서 상생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내부 조직인 신공항추진본부를 통해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기본계획 수립과 건설 후속조치 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2019년 11월 한 매체 인터뷰에서 제주 제2공항을 비롯한 신공항과 관련해 “정책 결정과 추진상황에 맞춰 신공항 계획 수립과 건설·운영에 초기부터 참여해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단체인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한국공항공사에서 상생발전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한 데 반발하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전면 반대하고 있다. 입지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더해 주민의 생존권 침해와 환경 파괴 등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와 주민단체의 의견대립이 지속되자 양쪽은 사전 비공개 토론을 거쳐 7월부터 공개 토론회를 통해 쟁점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공항공사가 상생발전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은 제주 제2공항의 강행 추진을 전제한 행보라고 비상도민회의 측은 주장하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성명을 통해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지역주민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주민을 우롱하는 연구용역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용역 발주는 선행연구 목적으로 국토부와 반대 단체 사이에서 토론회를 통해 쟁점을 협의하기로 한 것과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