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기간산업안정기금 위원 7인의 면모, 쌍용차 지원 합의 도달할까

▲  은성수(왼쪽 다섯 번째) 금융위원장과 이동걸(왼쪽 네 번째) KDB산업은행 회장과 기간산업 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 위원들이 5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 산업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간산업 안정기금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복규 위원, 노광표 위원, 이성규 위원, 이동걸 회장, 은성수 위원장, 오정근 위원, 김주훈 위원, 신현한 위원, 김성용 위원.

6월 기간산업 안정기금의 본격적 집행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심은 쌍용차 지원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기금 신청이 시작된다. 신청이 끝나면 기금 운용심의위원회가 이를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에 들어간다.

운용심의위는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서 추천한 7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들이 지원 여부는 물론 방식과 한도 등을 결정한다.

위원 7명은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미래통합당 추천),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더불어민주당 추천),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기획재정부 추천),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고용노동부 추천), 이성규 전 연합자산관리 대표(금융위원회 추천),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 교수(대한상공회의소 추천), 김복규 KDB산업은행 부행장(산업은행 추천) 등이다.

오정근 위원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에 부정적 입장을 지닌 대표적 학자다.

2016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8년 11월 전원책 변호사의 후임으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에 선임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당은 오 위원을 “시장경제와 보수재건의 확고한 의지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김성용 위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구조조정과 관련해 학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왔다. 김주훈 위원은 국내 제조업 연구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며 노광표 위원은 노동정책 전문가다.

노광표 위원은 특히 노동자 보호와 권익 향상 등을 놓고 꾸준히 친노동계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과거 언론과 인터뷰에서 쌍용차 사태를 놓고 “대기업 노동자들마저 한순간에 직장 바깥으로 나가면 어떤 처지에 놓이게 되는가를 보여준 사례”라며 이들을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이성규 위원은 IMF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이끌었으며 신현한 교수는 기업재무 전공으로 ‘CEO들이여, 파이낸스타가 되어라!’의 저자다. 김복규 위원은 기업금융 전문가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출범식 발언에서도 위원들의 시각차이가 드러난다.

노광표 위원은 “그동안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가 소외되는 아픔이 있었다”며 노동자에 방점을 찍었다. 김주훈 위원은 “부실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것과는 절대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쌍용차 지원 여부다. 쌍용차는 2천억 원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요청하기로 했는데 쌍용차가 지원대상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원대상 조건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 △총차입금 5천억 원 이상 △근로자 300명 이상 등을 제시했다. 업종은 항공업과 해운업이 우선된다.

최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쌍용차를 기간산업 안정기금으로 지원할지와 관련해 “쌍용차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다보니 판단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쌍용차가 코로나19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상기업이 아닌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분류된 만큼 정부가 이미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쌍용차는 기금 신청을 앞두고 총력을 쏟고 있다. 최근 1800억 원 규모의 서비스센터를 매각하기로 했으며 지역구 의원과 노조위원장 등이 일자리 문제 등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무기로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경기도 평택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운용심의회 위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협조를 구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도 최근 동아일보와 만나 기간산업 안정기금 2천억 원과 관련해 “운영자금, 인건비가 아닌 신차 개발을 위한 자금”이라며 “그 돈이 투입되면 미래를 위한 신차를 개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5월 말 열린 기간산업 안정기금 출범식에서 “기금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고용안정”이라며 “정시성, 충분성, 고용안정 달성이라는 3가지 목표가 합리적인 조화와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심의위원회들의 지혜와 통찰력들을 십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