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마사회 회장이 경마시스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 경마 생중계 수출도 지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짓눌린 마사회, 김낙순 해외진출 확대로 새 길 찾는다

▲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


4일 마사회에 따르면 7월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그밖의 나라에도 경마시스템을 수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마사회는 카자흐스탄에 마권 발매 전산기기와 방송장비, 경마전산시스템 등을 수출해 매출 55억 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2021년 카자흐스탄 전국 곳곳에 장외발매소 20여 곳을 설치하는 사업에도 참여한다.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알마티는 우리 돈 기준으로 340억 원가량을 투입해 1930년대에 지어진 경마장의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 이어 베트남의 호찌민과 하노이에도 35억 원 규모의 경마시스템을 수출하기 위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마사회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한국의 경마시스템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경마 생중계를 수출하는 국가의 범위를 확대해 아프리카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마사회는 2019년 한 해 동안 14개 나라에 761억 원 가량의 경마 생중계를 수출한 바 있다.

마사회는 이런 해외진출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쳤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4년 이후 해마다 매출 7조 원 이상을 거둬왔다. 이 가운데 80%가 다시 마권 구매자들에게 환급되며 19%가량을 국세와 지방세, 축산발전기금 등의 세금으로 납부하면 마사회가 손에 쥐는 수익은 매출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마사회는 2019년 매출 7조3937억 원, 영업이익 1204억 원을 내 영업이익률이 1.6%에 불과했다.

마사회가 수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김 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2018년 마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뒤 한국 경마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수출에 힘을 쏟아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말산업 해외진출을 중점 추진사항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경마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경마 생중계 수출건수도 김 회장이 취임하기 전보다 24%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김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19시대를 대비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카자흐스탄 수출과 관련해 “마사회는 경마시스템 및 경마 생중계 수출과 같은 온택트(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 상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포스트 코로나19시대를 대비하려고 한다”며 “그동안 마사회가 쌓아온 노하우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아직 카자흐스탄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어 입국제한조치가 해제되는 대로 마사회는 현지에서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마 생중계 수출도 코로나19로 매듭을 짓지 못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수출계약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마사회는 바라본다.

마사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경마가 재개되면 최소 6개 나라에 당장 경마 생중계를 추가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 방역과 한류 등으로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나라가 늘고 있어 한국 경마산업 수출도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회는 코로나19로 실적에 발목이 잡혀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월23일부터 임시 휴장을 시작한 뒤 6월 중순까지 경마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10차례에 걸쳐 임시 휴장기간을 4일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가 수도권에서 다시 확산하자 18일까지 휴장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무려 석 달이 넘는 휴장이 이어지며 올해 들어 5월까지 마사회의 매출 예상 손실액만 2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마사회는 한국전쟁과 같이 경마가 불안정하게 개최되던 때를 제외하면 마사회가 1949년 설립된 뒤 올해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