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무너지면 평택이 무너진다.”

경기도 평택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 평택 민주당 의원 홍기원 “쌍용차 무너지면 국가경제 큰 부담"

▲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출범했지만 쌍용차 지원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고용효과 등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원 뒤에도 회생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부딪히고 있는데 홍 의원은 “쌍용차 회생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바라본다.

- 쌍용차는 왜 살아나야 하는가?

“쌍용차가 평택지역 경제에서 지니는 의미와 상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쌍용차에는 현재 5천여 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고 그 가족까지 더하면 1만5천여 명에 이른다. 사내 협력업체와 부품 협력사까지 더하면 64만여 명이 직간접적으로 관계돼 있다. 쌍용차가 무너지면 평택이 무너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쌍용차는 2009년 구조조정에 따른 충돌 사태 후유증으로 3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등 아픔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쌍용차가 또 다시 무너지면 얼마나 큰 사회적 고통과 손실이 뒤따를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 쌍용차 회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4월15일 당선 직후부터 쌍용차 방문, 제1회 노사민정 협의회 참석, 쌍용차 관계자 면담에 이어 5월 말에는 당선인 신분으로 국무조정실장을 만나 쌍용차를 향한 정부 지원의 당위성을 적극 설명했다.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6월에 기간산업 안정기금 운용심의회 위원들을 직접 만나 기간산업 안정기금이 쌍용차에 지원될 수 있도록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려고 한다.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산업은행과 협의해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900억 원의 상환기일 연장도 요청한다. 며칠 뒤 열리는 제2차 노사민정 협의회에 참석해 구체적 지원 방안도 논의한다.

쌍용차 본사가 있는 평택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할 준비가 돼 있다.”

- 쌍용차가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은 만큼 형평성을 앞세워 쌍용차의 정부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쌍용차를 지원해야 하는 정당성이 있는가?

“정부가 마련한 기간산업 안정기금의 목적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와 기간산업 기업의 생존 유지에 있다.

쌍용차는 64만여 명의 생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이대로 무너지면 지역과 국가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대규모 실업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쌍용차 회생을 위한 지원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쌍용차는 정부 지원에만 매달리지 않고 이번 위기에 전 직원이 하나 돼 자구노력도 적극 펼치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2010년 이후 매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무분규로 타결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상여금 200%를 반납했다. 올해 1월부터는 상여금 400%와 성과급 반납 등의 경영쇄신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물류센터와 서울 구로정비사업소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각각 약 263억 원과 18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쌍용차는 노사가 협력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범적 노사 문화를 자랑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2009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당시 해고됐던 인력을 최근 전원 복직하는 등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며 상생과 협력을 통한 노사관계의 좋은 선례로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부가 쌍용차를 지원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쌍용차는 2011년 마힌드라앤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2015년을 빼면 매년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정부 지원이 이뤄지면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보나?

“기간산업 안정기금 등 정부 지원으로 쌍용차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한 단계 성숙하는 선진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쌍용차는 평택의 대표기업이자 국내 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완성차기업이다.

쌍용차는 그동안 몇 차례의 경영위기를 극복하며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내를 대표하는 완성차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저력이 있다.
 
[인터뷰] 평택 민주당 의원 홍기원 “쌍용차 무너지면 국가경제 큰 부담"

▲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줄 네번째)이 5월8일 평택시청에서 열린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민정 협의회에서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왼쪽줄 첫번째),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왼쪽줄 두번째), 문성현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장(오른쪽줄 두번째)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쌍용자동차>


쌍용차는 지금도 기술개발, 미래차 개발을 통해 이번 어려움을 넘기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해고자 복직 등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하며 사회적 갈등 해소에 앞장서고 선진 노사관계를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도 지니고 있다.

쌍용차가 지역경제와 국가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는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정부와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

홍 의원은 1964년 태어나 평택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온 평택 출신의 초선의원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35회 행정고시(재경직)에 합격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재정경제원을 거쳐 외교부에서 일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터키 이스탄불 총영사, 청와대 국가안보실 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평택갑에 출마해 50.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민주당 계열 후보가 평택갑에서 승리한 것은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