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케미칼을 통해 두산솔루스를 품게 될까?

27일 투자업계에 롯데케미칼이 두산솔루스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케미칼로 두산솔루스 인수할까, 열쇠는 적정가격 좁히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현대차증권은 이날 롯데케미칼의 두산솔루스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과 관련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도 “인수합병을 위해 여러 회사를 살펴보고 있지만 딱히 우선적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의 두산솔루스 인수설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산솔루스를 둘러싼 두산그룹과 롯데그룹 오너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을 위해 두산솔루스를 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두산그룹 자구안의 일환으로 이미 시장에서 확실하다고 보는 사안이다.

실제 두산그룹은 사모펀드(PEF)인 스카이레이크, IMM프라이빗에쿼티와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공개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언론을 통해 고부가 소재회사의 인수합병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3월과 4월 롯데케미칼을 통해 일본 쇼와덴코의 지분 4.46%(287만4900주)를 1617억 원에 사들이는 등 유망한 소재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유망한 소재분야 회사로 딱 들이맞는다. 2차전지 핵심소재 동박은 전기차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도 두산솔루스의 성장 기대치를 높게 잡는다.

두산솔루스의 2020년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285억 원에 불과하지만 현재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은 1조2천억 원을 넘는다. 주가 수익비율(PER)로 따지면 무려 56배가 적용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두산솔루스를 인수할 충분한 재무적 여력도 지니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예금(현금 및 현금성자산, 장·단기금융상품, 매도 가능 금융자산 등 현금화 가능한 자산의 합계)을 3조7706억 원 보유하고 있다. 인수에 나선다면 추가 차입 없이도 두산솔루스를 품을 수 있는 수준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8조 원으로 평가받던 일본 히타치케미칼의 인수전에 참전했다. 쇼와덴코에 밀려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입찰 설명회에서 직접 발표를 진행하는 등 고부가 소재회사를 향한 집념을 보였다.

히타치케미칼도 2차전지소재 생산회사라는 점에서 롯데케미칼이 두산솔루스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문제는 두산솔루스 적정가격을 놓고 두산그룹과 롯데케미칼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의 특별관계자 보유지분 51%를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들과의 협상에서도 51% 지분을 놓고 논의가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모펀드들은 경영권 이전을 동반하는 두산솔루스 지분 51%의 적정 가치를 6천억 원가량으로 봤다.

이런 가치평가는 2019년 SKC가 동박회사 KCFT의 지분 100%를 인수했을 때 1조2천억 원을 들였던 사례에 기반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KCFT는 글로벌 동박시장에서 점유율 1위 회사다.

두산그룹 측에서는 두산솔루스 지분 51%의 매각대금으로 1조 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솔루스는 이미 진행계획을 세워 둔 증설분을 포함하면 동박 생산량이 KCFT보다 많으며 무엇보다 전기차 수요가 많은 유럽에 동박공장을 보유했다는 강점이 있다고 두산그룹은 내세운다.

두산솔루스는 주력사업인 동박부문뿐 아니라 올레드(OLED)소재사업이나 바이오사업 등 첨단소재부문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는 올레드소재 정공방어층(HBL)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바이오사업도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