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신형 G80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국내에서 신형 G80의 제품 경쟁력을 확인한 데다 미국에서 경쟁모델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지만 여전히 제네시스 브랜드를 향한 미국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만큼 흥행을 장담할 수는 없다.
 
현대차 제네시스 새 G80 국내판매 돌풍, 미국은 기대반 걱정반

▲ 제네시스의 신형 G80. <제네시스 북미법인 홈페이지>


26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이르면 8월 신형 G80을 미국에 내놓는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과 함께 신형 G80을 미국 고급차시장 공략 선봉에 세울 것으로 보이는데 GV80와 달리 신형 G80의 미국 흥행 가능성을 두고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미국 고급SUV시장과 달리 미국 고급세단 시장은 여전히 진입문턱이 높다는 게 한 가지 이유다.

GV80은 미국에서 1월부터 사전계약을 받았는데 5개월 만에 1만 대를 넘는 물량이 계약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고급 SUV시장은 세계 완성차 브랜드들의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고급 세단시장에서는 여전히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등 전통적 강자들이 버티고 있다.

카세일즈베이스닷컴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에 미국에서 고급 대형세단은 모두 11만5988대 판매됐는데 렉서스의 ES,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판매량이 절반 넘게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G80은 같은 시기 3353대 팔리는 데 그쳤다. G80은 준대형세단으로 미국 고급 대형세단에서 경쟁을 펼친다. 

미국 고급세단시장에서는 여전히 브랜드 신뢰도가 자동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인데 제네시스의 최근 미국 판매량에 비춰볼 때 제네시스 브랜드를 향한 미국 소비자의 반응은 여전히 기대이하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4월 미국에서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은 모두 4761대로 2019년 1~4월보다 36.8% 감소했다. 제네시스의 G70, G80, G90 판매량을 모두 더한 수치다. 

다만 신형 G80이 국내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점,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 등에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낼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현대차와 사정이 비슷한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도 ‘합리적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미국 고급 세단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탠다.

현대차는 3월 말 신형 G80의 국내 판매에 들어갔는데 사전계약 하루 만에 2만 대 넘는 물량이 계약되는 등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현대차 제네시스 북미 법인은 20일 신형 G80의 가격을 4만7700달러(약 5869만 원)로 책정했다고 밝혔는데 G80의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북미에서 6천만 원 중후반대에서 거래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해외 자동차전문매체 카앤드라이브도 신형 G80의 가격을 두고 “제네시스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및 BMW 5 시리즈 등 경쟁모델보다 신형 G80의 가격을 상당히 낮게 유지할 것임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