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종복 SC제일은행 행장은 2015년 취임 때부터 개인사업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소매금융을 강조해왔는데 정부 주도 금융지원에 발맞춘 다른 은행에 비해 지원액수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 소상공인 대출 소극, 박종복 '고객 생각하는 은행'과 거리

박종복 SC제일은행장.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SC제일은행에 배정된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이차보전대출 한도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에 추가로 배정했다.

이차보전대출은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에게 최저 연 1.5% 금리로 최대 3천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소상공인 대출상품이다. 

은행이 소상공인 자금 지원을 위해 연 1.5% 금리로 대출을 진행하면 은행 금리와 차이의 80%를 정부가 이차보전 지원액으로 보전해준다. 은행은 이차보전 지원액 한도 만큼 이차보전대출을 실행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SC제일은행에게 배정된 33억 원의 이차보전 지원액을 5억 원으로 줄이고 5개 은행에 재분배했다. 25일 2차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이차보전대출이 시행되는 만큼 대출 실행이 더뎌 남게 된 1차 이차보전대출을 소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차보전 지원액 기준으로 추정해보면 SC제일은행은 당초 1903억 원까지 대출할 수 있었지만 이차보전 지원액 조정으로 1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다른 은행은 규모에 따라 배정 받은 이차보전액에 차이는 있지만 4500억 원에서 55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에 SC제일은행이 소상공인 대출 판매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소상공인 대출은 1년 동안 1.5% 금리가 유지되지만 이후에는 각 은행이 책정한 금리로 돌아가는 만큼 은행도 대출 회수와 관련해 신용 리스크가 올라가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SC제일은행은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차보전 대출을 찾는 고객이 적었을 뿐"이라며 "이차보전 지원액이 줄어든 것은 금융당국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이 7%대 금리로 소상공인 대출 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해 고객들이 SC제일은행보다 다른 은행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3.84% 금리로 소상공인 대출을 판매한 농협은행과 비교하면 SC제일은행 금리는 2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앞서 박 행장은 SC제일은행 첫 한국인 행장으로 2016년 기존 'SC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회사이름을 바꾸면서까지 소매금융에 집중해왔다.

박 행장이 국내 소매금융에 집중한 점이 SC제일은행의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SC제일은행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회사이름 변경 이후인 2016년부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전환하고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SC제일은행 순이익 규모는 2015년 2857억 원 적자에서 2016년 2245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에 은행업황 악화 우려가 컸던 2020년 1분기에도 순이익 938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증가했다.       

소매금융은 기업이 아닌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금융업을 진행한다. 소상공인도 소매금융의 고객으로 한 축을 담당한다. 

박 행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변화가 거세고 도전 과제가 클수록 고객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은행업의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