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KT,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등이 경기도 성남시 판교 일대에 거점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판교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르면서 인재유치와 기술교류, 혁신기업 이미지 확보 등을 노리는 대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판교에 현대중공업 KT 한국타이어도 거점, 대기업 몰려드는 까닭

▲ 17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대중공업, KT,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등 대기업들은 판교에 지속적으로 사옥이나 연구시설 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중공업, KT,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등 대기업들은 판교에 지속적으로 사옥이나 연구시설 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은 최근 업종에 구분없이 판교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다. 

판교는 개발 초기에는 IT기업만이 몰려 있는 지역이었지만 다른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상반기 안에 판교로 본사를 옮길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포함해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한국네트웍스, 등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계열사 직원 1천여 명이 이동한다. 

현대중공업은 3600억 원을 투자해 5천여 명이 근무할 통합 연구개발센터를 판교에 세우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이 이미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센터를 판교에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중공업 연구개발센터 완공으로 판교가 국내 조선업 관련 연구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KT도 판교에 5만1826㎡ 규모의 5G,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밖에 만도, 삼양그룹 등이 현재 판교 일대에 연구시설을 운영하거나 운영할 계획을 세워뒀다.  

대기업이 판교 일대에 몰리는 이유로는 입지조건이 꼽힌다. 

서울과 가까워 거래처 및 기존 협력기업과 관계를 유지하기 용이한 데다 핵심 연구인력을 유치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판교는 성남 분당, 서울 강남, 용인 수지와 죽전, 수원 광교 등을 출퇴근권으로 두고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주거 선호도가 높은 대형 주거지역으로 젊은층 인구비율도 높은 편이다.  

많은 연구인력이 몰려 있는 만큼 기술교류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판교 일대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만 명가량의 상주 인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대부분이 정보통신기술이나 바이오 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에 근무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전자부품연구원의 연구센터 등도 자리잡고 있어 각종 연구지원에도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일부 기업들은 혁신기업 이미지를 얻으려 판교에 거점을 확보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판교 일대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여겨지면서 역동적이고 젊은 이미지가 필요한 기업들이 특별한 실익이 없음에도 본사 이전이나 연구시설 건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판교 일대의 땅값이나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서 서울에 있던 기업들이 이전으로 얻을 수 있는 경비 절감효과는 많이 줄었다”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기업들의 이전은 인재나 이미지 확보 차원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