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권홍사는 반도그룹 회장이다.

부산을 기반으로 반도건설을 시공능력평가 13위의 중견건설사로 키워냈다. 반도건설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 큰 딸의 이름을 딴 ‘반도유보라’가 있다.

서울 도시정비시장에서 반도건설의 경쟁력을 확보해 전국구 건설사로서 위상을 높이는 한편 외아들인 권재현 반도건설 상무로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손잡고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며 항공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1944년 5월2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8남매 가운데 7번째로 태어났다. 일본식으로 이름을 지어 ‘홍사(弘司)’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됐다.

해방 뒤 아버지를 따라 고향인 경상북도 의성으로 돌아왔다. 13살 때 부산으로 내려가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갖은 고생을 겪었다. 동성고등학교와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재학 시절 부산 양정동 하숙집 공사를 하면서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졸업 뒤 부산지역 건설회사에 입사했다가 퇴사하고 1980년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세웠다.

실행력과 집념이 강하고 뚝심 있는 오너경영인이다. 한 번 결심한 일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를 ‘억새풀’, ‘철인’으로 비유한다.

경영활동의 공과


△반도건설 성장세 꺾여
반도그룹의 주력회사 반도건설은 최근 성장세가 꺾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반도건설은 그동안 신도시에서 공공택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확대했다. 2011년 315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7년 1조9300억 원으로 뛰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8년 매출 1조5700억 원을 거두며 실적이 후퇴했고 2019년에는 매출 7950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공공택지가 갈수록 부족해져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주택경기 부진에도 악영향을 받았다. 반도건설은 2019년 공공택지를 한 곳도 확보하지 못했다.

반도건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민간택지 개발, 도시정비, 해외사업, 임대주택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Who Is ?]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 반도건설 실적.

△한진칼 경영권 다툼 1라운드 패배
권홍사를 비롯한 한진칼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경영권 다툼의 1라운드에서 패배했다.

2020년 3월27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기타 비상무이사 1명 등이 모두 선임되지 못하면서 이사회 장악에 실패했다.

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고 한진칼이 추천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사내이사)을 비롯한 사외이사 후보 5명도 모두 선임됐다.

주주연합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등 경영진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항공업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주주들이 전문성을 갖춘 현 경영진 손을 들어줬다는 시선이 나왔다.

주주연합은 주주총회를 앞두고도 한진칼 지분을 매집하는 모습을 보이며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4월 초 기준 주주연합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KCGI가 19.36%, 반도그룹이 16.9%를 쥐고 있어 모두 42.7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KCGI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2.21% 지분과 한진칼 소액주주연대의 1.5%의 지분을 합하면 주주연합의 지분은 46.46%까지 늘어나게 된다.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 델타항공(14.9%)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주주연합으로서는 아직 공세를 재개할 기회가 남았다.

△한진칼 경영권 다툼 뛰어들어
권홍사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함께 연합을 이뤄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반도그룹이 항공업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바라봤다.

반도그룹은 2019년 10월8일 계열사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 공시를 통해 한진칼 지분 5.06%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진칼 경영권 다툼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당시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 등 오너일가가 28.93%, KCGI가 15.98% 등으로 오너일가와 2대주주인 KCGI가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었다.

반도그룹은 당시 한진칼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를 위한 취득’이라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지속해서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다.

당시 반도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두고 여러 시선이 나왔다. 권홍사가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려는 의도라는 해석과 저평가된 한진칼 주식을 저가에 매수해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각이 공존했다.

권홍사는 2020년 1월7일 언론 인터뷰에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친분을 고려해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사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0년 1월10일 대호개발이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바꾸면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진칼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반도그룹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행사될 수 있는 지분은 2019년 12월26일까지 확보한 지분에 한정됐는데 이 기준으로 따질 때 한진칼 지분 분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등이다.

2대주주인 KCGI가 17.29%, 그 뒤로 델타항공 10%, 반도건설 8.21% 등이 나눠 들고 있었다.

2020년 1월31일 반도그룹, 조현아 전 부사장, KCGI가 공동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경영상황은 위기에 빠져있으며 현재 경영진 체제에서는 개선될 수 없다”며 한진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을 공식화했다.

△미국 로스엔젤리스(LA) 주택개발사업 진출
반도건설은 2020년 1월30일 미국 로스엔젤리스(LA) 중심가에 지하 1층~지상 8층, 252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상가를 짓는다고 밝혔다. 공사기간은 2022년 5월까지다.

권홍사는 미국 건설시장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진출을 결정했다. 로스엔젤리스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여러 지역을 직접 방문해 시장상황과 사업성과를 면밀히 검토했다.

반도건설은 현지 계열사를 통해 약 2년 동안 철저한 시장조사를 진행한 뒤 토지를 매입해 주택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건설시장은 인허가 및 행정절차가 까다로워 한국 건설사에 진입장벽이 높다. 중견건설사인 반도건설의 미국 진출을 놓고 도전적 행보라는 시선이 건설업계에서 나왔다.

반도건설은 미국에서도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프로젝트 이름을 ‘더보라(The BORA)3170’으로 짓고 향후 진행할 사업에서도 이 브랜드를 유지해 미국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도시정비사업으로 보폭 넓혀
권홍사는 도시정비사업을 반도건설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공공택지 공급량이 예전보다 줄면서 토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건설사들의 입찰 경쟁도 심해져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지방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다 2017년 서울 서대문 영천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서울 도시정비시장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2015년에는 부산, 광주, 청구, 대구 등 5곳에서 정비사업 신규수주를 1조 원 이상 올리기도 했다.

권홍사는 2015년 7월 삼성물산 출신의 박현일 부사장을 반도건설에 영입한 뒤 2017년 1월 그를 대표이사 사장에 올려 도시정비사업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사장은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 상무와 건설부문 전무를 지낸 주택영업 전문가로 삼성물산 ‘래미안’의 전성기를 함께 한 인물이다.

권홍사는 브랜드 상가 ‘카림애비뉴’를 동탄2·세종·김포한강신도시에 선보이며 상가 임대관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반도건설은 뉴스테이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계 최초 두바이 개발사업 진출
권홍사는 2011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유보라(U-BORA)타워’를 준공했다.

국내 건설사가 두바이에서 시공을 하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직접 땅을 사 건물을 짓고 분양까지 한 것은 반도건설이 처음이다. 반도건설은 5억 달러를 들여 토지를 매입하고 시행, 시공까지 진행했다.

2007년 5월 착공한 지 1년여 만에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두바이 경제 붕괴로 반도건설은 부도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무사히 사업을 완수했다.

권홍사는 두바이사업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짓다 만 건물 위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보라타워는 연면적 22만8519㎡에 60층짜리 오피스타워와 16층짜리 주거타워 2개 동으로 이뤄졌다. 건물 높이는 266m로 여의도 63빌딩(249m)보다 높고 연면적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2배에 이른다.

반도건설은 유보라타워의 오피스 건물을 2006년 9월27일 국내 마이다스에셋 자산운용에 3억 달러를 받고 매각하고 주거부문은 따로 분양했다.

권홍사는 “두바이 유보라타워 오피스 건물을 놓고 호주와 영국 등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일괄분양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두바이 유보라타워를 국내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셋과 의향서를 교환했고 실사를 거쳐 매각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건설협회 회장으로 건설업계 목소리 대변
권홍사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제23대, 제24대 건설협회 회장을 지냈다. 2번의 임기에서 건설산업 선진화, 중소건설업 육성, 주택시장 활성화 등 건설업 부흥에 힘썼다.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놓고는 “분양가 상한제는 소뿔로 장난치다 소만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와 같다”며 반대의 소리를 높이는 등 건설업계를 대변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동 아프리카 이라크 베트남 일본 등과 협력을 강화했다.

권홍사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건설협회 회장 자격으로 북한에 다녀오기도 했다. 당시 경제, 사회, 문화예술, 언론계 대표 등과 함께 특별수행원 47인에 포함됐다.

권홍사는 남북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북한 인력을 해외건설현장에 고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북한 개성에 건설협회가 지원하는 교육원을 만들어 남한의 건설기술을 전수하는 방안을 이미 정부에 건의했다”며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부지런한 북한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면 남과 북 모두 ‘윈-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협회 회장 당선
권홍사는 2005년 2월 제23대 건설협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건설협회는 당시만 해도 동아건설, 대우건설 등 주로 전국구 건설사 대표들이 회장을 맡았다. 반도건설은 부산지역 건설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 때였다.

권홍사는 전국을 돌며 100명이 넘는 대의원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했고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회장에 선출됐다.

2008년에는 건설협회를 안정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압도적 표차로 연임에 성공했다.

△반도건설을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 중견건설사로 키워
권홍사는 50여년 동안 건설 외길을 걸으며 부산에 연고를 둔 지역건설사 반도건설을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의 중견건설사로 키웠다.

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하는 공공택지 입찰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다.

권홍사는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4학년 재학 시절 27살의 나이에 하숙집을 지어 운영하는 것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1972년 학교를 졸업한 뒤 부산지역 건설사에 입사하면서 건설업에 발을 들였고 1975년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했다. 1980년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세웠다. 하숙집을 팔아 마련한 600만 원이 사업 밑천이었다.

1984년 동일고무벨트 공장 터에 지은 180세대 아파트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사업규모가 커졌다. 당시는 100세대 넘는 단지가 흔하지 않아 주변에서는 모두 ‘미친 짓’이라며 말렸다고 전해진다.

반도건설은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건설사로 입지를 굳힌 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수도권에 진출했다. 건설협회 회장에 당선된 2005년에는 본사를 부산에서 서울로 옮기고 수도권 공략에 속도를 냈다.

동탄2신도시와 김포한강신도시, 다산신도시 등 수도권 인근의 신도시를 비롯해 평택시와 세종시 등에서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하며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진출을 위해 국내 주택시장에서 잠시 발을 뺀 2008년 이후 분양시장 틈새를 공략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건설은 2013년만 해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87위를 차지했지만 2017년 30위 안에 처음 진입했고 2018년 12위, 2019년 13위로 대형건설사들 바로 밑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가운데)이 2019년 10월22일 경기 화성 '동탄역 카림애비뉴 2차'에서 열린 '아이비라운지' 개관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반도건설>

권홍사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며 항공업으로 영역 확장을 노리고 있다.

반도건설은 국내 건설업 부진에 대응해 건설업 외 영역으로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를 시도한 다른 중견건설사와 다르게 이전까지 오로지 건설업에만 집중했는데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권홍사는 한번 마음먹은 일은 어떻게든 해내는 집념과 뚝심을 지닌 경영인으로 알려진 만큼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부문에서 사업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권홍사의 과제로 꼽힌다.

반도건설은 2010년대 초반 이후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사업을 기반으로 외형이 급격하게 성장했는데 주택경기 하강과 공공택지 공급감소에 따라 현재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반도건설은 매출이 2011년 3150억 원에서 2017년 1조9300억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2018년 매출 1조5700억 원을 거두며 실적이 후퇴했고 2019년에는 매출 7950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권홍사는 민간택지 개발사업, 도시정비사업, 해외사업 등으로 주택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출신의 박현일 사장에게 대표이사를 맡기면서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반도그룹 2세 경영과 관련해 외아들인 권재현 반도건설 상무의 지분 승계도 시장의 관심거리다.

반도그룹은 지주사인 반도홀딩스가 최정점에서 주력회사인 반도건설, 반도종합건설 등 계열사 17개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 반도홀딩스 지분은 권홍사가 69.61%, 권 상무가 30.06%를 들고 있다.

◆ 평가
[Who Is ?]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반도건설 홈페이지>

권홍사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딛고 50여 년 동안 건설 외길을 걸어 반도건설을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의 중견건설사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13살 때 일본으로 돈을 벌러 간 어머니를 찾으러 경북 의성에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일본행이 쉽지 않아 친척집에서 일을 거들고 저녁에는 야간학교를 다니며 공부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낮에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태양 아래에서 공부하는 게 소원이었다고 한다.

부산에서 사글세방을 전전하면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짓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신념을 지니게 됐다.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 재학시절 부산 양정동 하숙집 공사를 하면서 건설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졸업 뒤 제일토건에 입사했다가 퇴사하고 1980년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세웠다. 부산에서 건설사업을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정부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국회의원 보좌관을 한 적이 있다. 그 인연은 계속 이어져 박 전 의장이 2004년 정계 은퇴를 한 뒤에도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 고민도 털어 놓고 조언도 듣는다.

꾸밈이 없고 의리가 있다는 평가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끈끈하게 사귀는 스타일로 정기적으로 나가는 친목 모임은 20여 개에 이른다. 권홍사의 비서가 지니고 다니는 수첩에는 각계 인사 1천여 명의 연락처가 들어있다.

‘형제회’라는 친목모임을 가장 소중하게 아낀다. 이 모임은 김동건 아나운서와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 등 7명이 형제처럼 지내자는 의미에서 만들었다.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박재규 전 경남대학교 총장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권홍사는 사업이나 인생의 중요한 조언이나 상담이 필요할 때는 박 전 총장을 찾는다고 한다.

두 사람은 1944년생 동갑내기로 1980년 김상훈 전 부산일보 사장의 소개로 부산에서 처음 만났다. 서로 운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급격히 친해졌다. 권홍사가 스킨스쿠버와 승마, 시와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도 박 전 총장의 영향이 컸다고 전해진다.

2004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건물을 신축할 때도 최첨단으로 잘 지어주려고 신경쓰다 보니 7억 원 정도 손해를 봤다.

실행력과 집념이 강하고 뚝심 있는 오너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스스로를 ‘억새풀’, ‘철인’으로 비유한다. 어떤 시련이 와도 억새풀처럼 버텼고 좀처럼 지치지 않는 강철 같은 체력과 의지로 회사를 일궜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통기업 월마트를 설립한 샘 월턴과 닮았다는 말을 듣는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건강의 비결로 꼽는다. 아침 6시면 일어나 맨손체조와 단전호흡을 1시간 정도 한다. 러닝머신과 사이클로 매일 30~40분씩 운동한다.

골프와 스키, 스쿠버다이빙 실력이 수준급이다. 특히 승마에 대단한 애착을 지니고 있어 말을 탄 지 2년 만에 서울시승마협회장에 올랐다. 1996년 새벽 말을 타다가 낙마해 왼쪽 눈이 실명할 위기에 처하고 뇌수술을 5번이나 받았지만 1년 만에 다시 말을 탔다.

가장 좋아하는 시는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이다. 이 시를 읊을 때마다 돈을 벌기 위해 구두닦이와 신문배달, 공사장 잡부 등 닥치는 대로 일했던 배고팠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린 시절 굶주렸던 기억으로 가리는 것 없이 모두 잘 먹지만 육류보다는 야채를 즐겨 먹는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을 동생으로 두고 있다. 형제가 같은 건설업계에서 일하면서 우애도 각별한 것으로 유명하다.

권홍사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동생이 우리보다 지난해 매출을 더 많이 냈다. 대단하다”며 “(권혁운 회장이) 나보고 ‘형님아, 저도 회장입니더’라고 하더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반도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반도유보라’는 큰딸 권보라씨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딸을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권홍사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1980년대 초 사업이 위기에 빠지고 아내까지 위암으로 쓰러졌을 때 13살이던 큰 딸이 동생들에게 엄마 노릇을 해준 게 지금도 대견하다”며 딸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건설협회 회장 시절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구하며 그 반대급부로 지나치게 고가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업체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제안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명단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권홍사는 당시 건설업계의 자정노력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내부 반대를 무릅쓰고 분양을 앞둔 평택 용인지구 ‘반도유보라’를 애초 승인가격보다 10% 낮춰 공급하는 결단을 내렸다.

사건사고


△한진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허위공시 논란
권홍사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한진칼 지분 매입과 관련해 반도그룹이 허위공시를 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한진칼은 2020년 3월16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에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로 이뤄진 3자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관해 조사를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냈다.

반도그룹이 애초부터 한진칼 경영에 참가할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지만 이를 숨기고 ‘단순투자’로 지분보유 목적을 공시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반도그룹은 2019년 10월8일 한진칼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됐음을 밝히며 그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르면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 자는 보유목적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는 ‘대량보유상황 보고 의무’에 따른 것이다.

이런 태도는 같은 해 12월6일에도 유지됐다. 하지만 반도그룹은 2020년 1월10일 한진칼 지분을 8.28%까지 끌어올리면서 보유목적을 경영참가 목적으로 바꿨다.

한진칼 측은 2020년 3월16일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경영참가 목적 변경 전인) 지난해 8월과 12월에 한진그룹 대주주를 만나 그를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고 한진그룹 소유의 국내외 주요 부동산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날인 17일 “한진칼이 반도건설의 허위공시 의혹을 비롯해 주주연합의 불법적 행위에 관한 자료를 첨부해 조사를 요청한 만큼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반도그룹은 지분보유 목적을 허위로 공시했다는 한진칼 측의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면 2020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반도그룹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5%로 제한될 상황에 놓여 있었다.

반도그룹을 비롯한 3자 주주연합은 즉시 반박문을 내고 사실을 부인했다.

3자 주주연합은 “권홍사 회장은 지난해 고 조양회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개 이후 조원태 회장이 도움을 요청하는 만남을 먼저 요구해 몇 차례 만났다”며 “조원태 회장이 먼저 도와달라는 제안을 여러 가지 했는데 이에 대한 권 회장의 대답을 몰래 녹음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언론 기사에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권홍사는 반박문에서 “배신감에 할 말을 잃었다.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해놓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과연 대기업 총수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2020년 3월24일 법원이 3자 주주연합이 낸 '반도건설 지분 8.28%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법원은 한진칼과 반도그룹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해 볼 때 반도그룹이 경영참여 목적이 있음에도 고의 또는 중과실로 자본시장법 상 필요한 공시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불법 정치자금 준 혐의로 벌금형
권홍사는 안희정 전 충청지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권홍사는 2003년 8월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안희정씨에게 정치자금 명목으로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권홍사는 당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으로부터 안희정씨를 소개받고 “내가 인간적으로 마음이 끌려서 주는 것이니 부담 지니지 말고 보태 쓰라”는 말과 함께 2억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씨는 이 가운데 1억 원을 돌려줬다.

권홍사는 1심 재판에서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항소심도 “안씨에게 2억 원을 전달할 때 양쪽 모두 정치자금 영수증을 주고 받을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만 “다른 부정한 청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액수가 합법적 후원금 범위였던 점 등을 고려해 감형한다”며 벌금 2천만 원을 선고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맨 오른쪽)이 2007년 10월3일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해 평양 옥류관에서 오찬을 마치고 대동강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회장, 구본무 LG회장,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재현 한국토지공사 사장, 권 회장. <청와대 사진기자단>

1972년 제일토건에 입사했다가 3년 만에 퇴사했다.

1980년 태림주택을 세웠다.

1981년 남부산청년회의소 회장을 맡았다.

1985년 민주평화통일 자문의원이 됐다.

1989년 회사 이름을 반도종합건설로 바꿨다.

1993년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부산시지회 회장에 올랐다.

1995년 국제장애인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1997년 대한건설협회 부산시지회장을 역임했다.

1998년 서울승마협회 회장에 올랐다.

1999년 부산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다.

2003년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부산시 부의장이 됐다.

2005년 반도건설 회장에 올랐다.

2005~2011년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지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대한건설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 학력

1967년 동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2년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남북경협 아카데미를 수료했다.

2001년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러시아 국립극동교통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동생이다.

배우자 유성애 반도레저 사장과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큰 딸 권보라씨, 둘째 딸 권보영 반도건설 실장, 아들 권재현 반도건설 상무 등이다.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가 첫째 사위다. 처남인 유대식 반도건설 부회장은 지주사 반도홀딩스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 상훈

1990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1997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1년 우수납세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2004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2010년 건설의 날 기념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 기타

반도그룹의 지주사 반도홀딩스 지분 69.61%를 보유하고 있다.

어록
[Who Is ?]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2011년 1월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 건설인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신감에 할 말을 잃었다.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해놓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과연 대기업 총수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 (2020/03/16,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친분을 고려해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사왔다.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최근에도 샀고 앞으로 더 살 수도 있다.” (2020/01/07, 서울 역삼동 반도건설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어릴 적 신문 팔아 번 돈까지 다 쏟아 부었다. 착공과 함께 시작된 금융위기와 원자재값 폭등 때문에 철근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반도건설의 해외건설 노하우와 직원들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2011/02/09, 두바이 반도유보라 타워 준공 기자간담회에서)

“건설협회 회장직을 맡은 뒤로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특히 회사 돌볼 시간이 없어 작년 금융위기 때는 정말 힘들었다. 협회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 회사 이익에 반하는 경우도 많았다. 회사 규모나 이익이 축소돼 직원들에게 미안하다.” (2010/07/15,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회생에 큰 힘이 될 것이다. 4대강이 관통하는 낙후된 내륙지역 개발은 물론 이들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2009/11/04, 언론 인터뷰에서)

“건설산업은 국민경제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중추산업으로 경제6단체에 진입해야 할 명분이 분명한 만큼 임기 안에 반드시 이를 이루겠다.” (2008/02/01, 대한건설협회 제24대 회장에 당선된 뒤)

“김정일 위원장은 나오는 음식을 모두 싹싹 비웠고 포도주도 모두 마시는 등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번 방북에서 3번 손을 잡아봤는데 손이 두툼하고 인민복을 입어서 그런지 사람이 인간적이라고 느꼈다.” (2007/10/05, 남북정상회담 뒷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중동 및 옛 소련권인 독립국가연합(CIS) 등은 최근 천문학적 오일머니 유입으로 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최근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업계 관심이 고조되는 지역이다. 앞으로 국내 업체들이 현지에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06/09/15, 한명숙 총리의 건설수주 지원을 위한 해외방문과 관련해)

“그동안 건설업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일부 잘못된 관행과 부정·비리가 여전히 남아 있다. 달라진 환경을 인식하고 미래의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새로운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2006/02/28, 건설업계 윤리경영 실천 선언식에서)

“80년대 초 사업이 위기에 빠지고 아내까지 위암으로 쓰러졌을 때 13살이던 큰 딸이 동생들에게 엄마 노릇을 해준 게 지금도 고맙고 대견하다. 그런 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의미를 담아 아파트 브랜드 이름을 정했다.” (2005/04/17,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