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베트남 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며 베트남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사업 강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자회사 설립 추진, 여승주 베트남에서 활로 찾아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9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의 자회사로 보험컨설팅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베트남 법인의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2009년 베트남에 진출한 뒤 처음이다.

새로 설립되는 보험컨설팅회사는 한화생명 본사가 운영하고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보험컨설팅 시스템 ‘피플 라이크 유’를 벤치마킹해 베트남 법인 보험설계사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구체적 일정이나 세부안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자회사 설립의 방향성은 세워졌고 내부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법인의 자회사 설립 추진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베트남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베트남의 소득 및 생활수준이 올라가고 보험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생명보험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보험컨설팅 업무를 담당할 자회사를 둬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여 사장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

여 사장은 지난해 12월3일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사이공 고객 서비스센터' 개소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베트남시장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차남규 전 한화생명 부회장이 물러나고 단독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뒤 첫 공식행보였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진출 10년 만에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 생명보험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8위에 올랐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2019년 순이익 200억 원을 거두며 2018년 순손실 79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수입보험료도 2009년 16억 원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 2013년 139억 원, 2016년 537억 원, 2018년 1023억 원, 2019년 1431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보험업황 악화 장기화로 한화생명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 법인의 성장세는 실적 개선을 이끌어야 하는 여 사장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영업망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영업점은 2019년 말 기준으로 131곳이다. 올해 20곳 가량의 영업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정량적으로 목표를 둬 영업점 개수를 늘리기보다는 베트남법인의 내실을 다져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업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 명에 이르고 연간 7%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보험시장 규모가 한국의 2% 수준이지만 연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30세 미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생명보험시장의 잠재력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