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제로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뿐만 아니라 대출금리도 떨어지게 되면 은행의 수익원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대마진의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 제로금리시대에 예대마진 울상, 0%대 금리 예금 확보에 온힘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내림에 따라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0%대 금리 상품인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고객 확보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내림에 따라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0%대 금리상품인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고객 확보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들의 예대마진 축소가 불가피해 순이자마진이 줄어드는데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것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지급하는 이자비용의 부담 없이 대출자금 재원을 조달할 수 있어 순이자마진, 예대마진 개선에 도움이 된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한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자산운용 수익의 90% 가량은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예대마진에서 나오기 때문에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쓰인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순이자마진은 0.03%포인트 떨어지고 개별 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1천억 원 가량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기조에 따라 고객들이 정기예적금에 자금을 묶어두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연이자율이 0.1% 수준인 요구불예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계좌(MMDA) 등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자금이 저원가성 예금에 모이는 모습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통화량 가운데 요구불예금은 256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4조7천억 원 증가했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은 566조1천억 원으로 9조6천억 ‬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1197조9천억 원으로 4조3천억 원 감소했다. 

2월 말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자유입출식예금과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를 합친 요구불 성격의 예금잔액도 1월보다 5.3% 늘어난 557조4516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저원가성 예금 증가세는 현재 0%대 금리라는 외부적 요인이 크다.

은행들이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힘쓰더라도 이자가 적은 만큼 언제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오픈뱅킹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은행 사이 예금 유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원가성 예금 확보 이외에 은행들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마땅치 않다.

대출규모를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안이지만 쉽지 않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로 대출 규모를 늘리는 데 제약이 있다.

비이자이익부문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은행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판매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사태 등으로 안전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