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사하구을에 출마한 통합당 조경태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한 뒤 5선에 도전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호 후보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주역인 '노사모' 지부장을 거친 경력을 배경 삼아 조 후부의 앞 길을 막고 나섰다.
 
부산 사하구을, '옛 친노' 통합당 조경태에 노사모 민주당 이상호 공격

▲ 조경태 미래통합당 후보(왼쪽)와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조경태 후보는 부산 지하철 송도선을 건설해 사하구의 교통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조 후보가 이번에 당선되면 통합당 안에서 최다선 중진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민주당 시절부터 최종 목표가 대통령이라고 공언해 온 만큼 이번 선거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의 공동선대위원장도 맡고 있다.

조 후보는 낙후된 부산 서부지역의 교통 접근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방안으로 부산지하철 송도선 사업을 들고 나왔다.

송도선은 사하구을을 동서로 관통해 부산 서구를 지나 중구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개통되면 사하구을 주민들은 동쪽으로 부산역과 부산시청 등 부산시 주요 거점과 번화한 부산 동부지역까지 오가는 시간이 단축된다. 

송도선사업은 사하구을은 물론 부산 대표 원도심지역인 서구와 중구의 교통 접근성까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부산 서부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인근 지역구인 부산 서구·동구의 통합당 안병길 후보도 대표공약으로 송도선 조기 추진을 내세우고 있다.

조 후보는 1996년 총선부터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부산 사하구을에 출마해 세 번째 도전한 끝에 2004년 총선에서 열린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민주당 안에서는 지역구도를 타파할 희망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 후보는 2012년 민주당 노 전 대통령 사후 당내 계파 경쟁에서 밀리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친 노무현계 정치인들을 향해 각을 세우기 시작했고 2016년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해 치러진 총선에서는 그동안 사하구을 지역구에서 쌓아온 탄탄한 지지기반에다 새누리당 유권자의 지지까지 59.6%라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민주당 이상호 후보는 물갈이론을 주장한다. 사하구의 발전을 위해 사하구을에서 16년이나 뛴 '선수'를 교체할 시점이 왔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핵심공약으로 다대포 관광벨트 조성을 내걸었다.  다대포 일원을 항만개발권역, 복합개발권역, 관광휴양권역, 자연관광권역 등으로 개발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1일 다대포 관광벨트 조성 공약과 관련해 “사하 지역은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지만 도시기반시설, 교육,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동부산보다 열악하다”며 “사하를 동남권 메가시티 부산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공약이 다대포관광벨트”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체계적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숨은 보석 다대포를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노사모를 이끈 주역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내세워 노무현 대통령에 호감을 지닌 중도층 표심을 이끌어 내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29일 낸 보도자료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힌 조 후보가 지역 발전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낙후된 사하를 발전시키려면 이제 사람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사모를 이끈 전략가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5월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노사모의 상징과도 같은 '노란손수건'을 도입했고 2002년 평범한 유권자들로부터 선거자금을 모은 '희망돼지 모금운동'도 추진해 노무현 대선후보 캠프의 선거자금에 보탰다고 말했다.

물론 희망돼지 모금운동과 관련한 홍보활동이 선거법에 저촉돼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으나 이는 이후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 정치개혁 3법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